제목부터 깔삼하지 않은가?
"완벽한 연습이 완벽한 결실을 맺는다"가 재능의 용광로 에서 견져낸 핵심이다. 점화와 마스터코칭은 두개의 기둥이고.
다른 말로 하면, '심층 연습'이다. 이렇게 하면 뇌 속의 신경세포를 미엘린이란 물질이 한 겹 감싸고, 반복해서 신호를 발사하면 또 한 겹- 자꾸 두꺼워지면서 나중엔 자동으로 천재(=동물적 감각) 수준으로 비상한단다.
바이올린 한달 치 연습을 6분만에 끝내는 마법의 코스, 브라질 축구의 영혼인 '풋샬'의 정체, <폭풍의 언덕>을 쓴 브론테 자매는 문학적 천재인가? 란 예로 들면서 '심층 연습'의 전모를 샅샅이 훑어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나 심리연구서와 궤도가 다르다.
이런 생생한 사례는 글쓴이가 지난 몇년 간 현장을 취재하면서 낚아 올린 것들이다.
이 책은 '실수'를 중요시하는데, 실수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미엘린이 두꺼워진다는 점이다. 미엘린이 두꺼워진다는 것은 곧 스킬이 향상된다는 말과 동의어다. 시행착오를 하면서 바른 길로 나아가는 능력이 가장 빨리 가는 것이며 자연스런 학습과정이라고 말한다.
책의 분량 절반을 '심층 연습'에 쏟아붓는 만큼 Deep Practice의 중요성을 각성시킨다. 다음으로 '나를 폭발시키는 점화장치'는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는데, 인간심리를 꿰뚫어보는 <톰소여의 모험>, 집단적인 자기암시 <큐라소 리틀 야구단>, 디테일이 소속감과 미래안정욕구를 채워준다는 <KIPP 학교>를 보여주면서 이해를 돕는다. 흔히 칭찬이 동기부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 알고 있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고 한다. '똑똑하구나'란 지능에 대한 칭찬을 들은 아이들보다 '애썼구나'란 노력에 대한 칭찬을 들은 아이들이 학습성취도가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 '마스터 코칭'은 이 장만 따로 떼어 책 하나로 엮어도 될 만큼 내용이 알차다. '절도 시스템'을 마련한 은행강도가 나오는가 하면, 미식축구계의 전설적인 코치로 숨겨진 인물도 등장하고, 내 아이 대학보내기 프로젝트 학교도 선보인다. 하나같이 흥미로우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특히 보컬 트레이너인 셉티엔의 코칭 스타일 해부에는 배우는 점이 많았다. 에필로그에서 도요타가 세계 최고 자동차 제조사가 된 비결을 탤런트 코드 관점에서 바라본다.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다섯 번 질문하자." 란 표어가 공장 정문 위에 걸려있다는 글에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프로정신에 감동했다.
제목에 낚이기 쉬운 자기계발서 흐름에서 <탤런트 코드>는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본문 안에 관련 자료, 책도 많이 나오고, 새로운 용어, 문화적 차이를 실감케하는 어휘도 쏟아져 나와 읽는 즐거움이 한층 더 했다.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료를 짜깁기한 책이 아니란 증거다. 오랜만에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책을 만났다. 책의 무게를 따진다면, <잃어버린 지혜, 듣기> 에 가까운 수준이라 평가한다.
인상적인 구절:
"중요한 건 이거예요. 애들이 좀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어릴 때 격려를 많이 해줘야 해요. 애들에게 무슨 말을 할 때는 제대로 알고서 말해야 해요. 특히 시작하는 아이에게 말할 때는 무진장 신중해야 하죠. 무슨 말인지 알아요? 실력 향상이란 건 사실 자신감의 향상이에요. 애들은 먼저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실력이 생겨요. 그리고 일단 불이 켜지면 꽤 오랫동안 밝게 유지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