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관찰은 무언가를 자세히 보는 일 그 이상이다.
사람들이 걷고, 기다리고,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물건을 고쳐 쓰고,
도시와 자연에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곧
우리가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통찰의 수단이다._
관찰의 중요성을 알게 한 계기는 ‘그림을 물성 있는 재료로 그려볼까?’ 하며 시작하게 되었을 때입니다. 불과 몇 달 전이에요. 여기에서 관찰이라는 것이 단순히 피사체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관찰의 중요성’은 매일 똑같은 길을 걷고, 같은 방에서 자고 깨어나고, 하는 와중에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관찰 일기를 적기도 하는데요. 관련 책들도 몇 개 봤던 것 같습니다. 주로 탐조나 자연관찰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보고만 있어도 힐링 타임이었어요.
그동안 만났던 관찰관련 책들은 이미지 위주였다면, #관찰연습 은 깊은 사유를 동반하는 텍스트 위주의 도서였습니다.
인류학자이자 디자인 연구자인 #니콜라노바 가 작가와 예술가, 인류학자와 자연과학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어서 19가지 관찰 연습을 제안합니다. 디지털 생활에 익숙해져서 손끝, 발끝으로 직접 체험하는 법을 잃어가고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자료 생성 -> 상호 작용 -> 편집 작업 순으로 큰 맥락을 잡고, 각각 실천방법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주위에 벌어지는 일을 체계적인 목록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합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과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관찰해서 종이에 적어보는 거죠. 시작이 어렵지 않지요?
그렇게 관찰을 하나씩 넓혀 갑니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봐보고, 내 몸의 움직임도 관찰해 봅니다. 심지어 근처의 휴지통 탐사도 해보라고 권하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에만 주의력을 집중하지는 말고 유연하게 보라고 하는 조언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점이 1장에서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자칫하면 관찰에도 편견이 개입할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분류하고 분해, 취합 등을 하는 과정을 거쳐서 나만의 관찰법을 찾아가도록 안내해주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관찰한 것들을 적거나 스케치하고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과정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사유적이고 논리적인 관찰법을 더하게 된 듯합니다. 물론 옆에 두고 계속 연습을 해야 하지만요.
단순한 관찰 일기를 넘어, 다음 단계를 위한 관찰 연습, 창작으로 가는 길을 위하여 꼭 필요한 안내서입니다.
-자료 생성: 보이지 않던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
+연습 1: 망라하기
_페렉이 강조했듯이, 철저한 묘사라는 것은 환상이다. 실제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술하기란 불가능하다.
... 그럼에도 무언가를 꼼꼼하게 기록하는 일엔 본질적인 목표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잡다한 삶의 조각들을 촘촘히 이어 붙여 일상의 시를 만들어내도록 우리를 부추기고, 사소한 것들의 홍수 속에서 고도의 주의력을 잃지 않도록 그것들의 특수성과 보편성, 그 관계에 주목하는 우리의 능력을 단련시킬 수 있다._p37
+연습 7: 구석구석
_이 작업에서 중요한 건, 호감에서(또는 거부감에서) 출발해, 되도록 지속성 있게 관찰을 심화해가며 특별한 ‘구석’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집단심리에서 배제되어온 장소나 틈새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볼 것인가? 거기서 발견한 사람과 물건들은 어떤 상태인가? 그 전반적인 구조랄지 세상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어떤 사회적 관행들이 거기에 얽혀 있는가?_p81
-편집 작업: 나만의 관찰법을 찾아서-
+연습 14: 구획 모니터링
_아니 에르노의 [바깥 일기]를 떠올려보자. 작가는 7년 동안 “파리 수도원 고속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마주친 여러 광경과 말소리, 쇼핑몰, 신도시 상업 지구”를 옮겨 적었다. 나로 말하자면 일터를 오가는 동안, 장 자크 루소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온 거리들로 가득한 주네브의 어느 한 구역을 대상으로 수첩에 매일 메모한다._p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