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란 일종의 임시 거처이자 지친 영혼이 비바람을 피하는 가냘픈 오두막이다. 소설은 모든 인간에게 저마다의 다양한 삶이 존재함을, 그리고 단 하나의 삶만이 전부라는 생각 자체가 일종의 환상임을 말해준다.” #솔벨로 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중에서
소설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리얼리즘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안에서 우리의 내면 바닥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경험을 문학으로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솔 벨로 중단편집 , 솔 벨로는, 뉴욕타임즈에서 “포크너가 천둥이라면 벨로는 번개”라는 극찬을 받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다.
이 책은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 43번째 도서로 5편의 작품을 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챙기게 된 사촌들의 송사에 주인공의 피곤함이 글 밖으로 스며나왔던 ‘사촌들’ - 시니컬한 현실주의가 잘 표현되어 좋았던 작품이었다-, 이 두 사람은 언제쯤 제대로 관계정리가 되나 싶었던 ‘어떤 도둑질’- 사회적으로 제법 성공한 듯 보이는 여자임에도 상대방에게 끌려다니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듯한 느낌이 남는다 -,
홀로코스트 생존자 폰스타인에서 시작된 진실찾기가 흥미로워서 후다닥 읽었던 ‘벨라로사 커넥션’, 말 그대로 ‘나를 기억하게 해줄 것들’은 무엇일까? -노인이 된 ‘내’가 자식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 죽을 고비를 넘긴 렉슬러가 대학에 강연을 위해 가던 중에 고향 라신에 들렸다, 그가 만나는 이들과 그들과의 기억들은 그의 기형을 더 도드라지게 만드는 듯 느껴졌다.
지극히 현실적인 시니컬함이 밀려오다가도 문득 진실이 불투명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적나라한 묘사에 머릿속이 어지러워지기도 하는 독서였다.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의 질문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었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허세와 거짓말, 파멸에 이르는 인간, 인간 자체의 모순을 불편하게 풀어주고 있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품위를 지키는 이들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 무게감이 오랜 시간 함께 할 것 같다. 추운 겨울밤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_자연은 그 자체의 법칙 안에서는, 인간의 형태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먼저 자연에 맡겨진 사람들의 몸은 먼지로 돌아간다. 우리의 몸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형태이다. 가시적인 세계는 생명이 떠날 때까지 우리를 지탱해주지만, 그다음엔 철저히 파괴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현태가 만들어진 세계가 어디에 있는 것인가?_p360 '나를 기억하게 해줄 것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