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A는 이 건물 관리인이다. 뉴욕 로어이스트사이드 리빙턴가, ‘펀스비 암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다세대 주택 건물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이다. 언제 없어져도 모를 것 같은 허름한 건물이다.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나’는 익숙한 아버지가 하던 일을 그냥 하게 되었다.
우연히 발견한 전관리인의 기록에는 거주인들에 대한 관찰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그들은 별명으로 지칭되고 있었고 언뚯 보면 정상이 없어보인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되겠지 하며 지내던 중에 도시가 봉쇄가 된다. 코로나 때문이었다. 매일 죽어나가는 사망자 숫자에 온통 우울한 분위기인 와중에 ‘나’는 옥상에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게 된다.... 헌데 자꾸 경계를 넘어 이 아지트를 누군가가 침범하기 시작한다.
불편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관리인일 뿐인데.... 한 명, 두 명... 결국 다 올라와서 숨통을 트이게 되고 어느날 유로비전이 제안한다: “.... 여기 올라온 모든 사람이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 이렇게 시작된 14일간의 이야기, 이들은 아기에 관한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절제와 죽음, 가족, 집, 연극과 연기, 데카메론 -이 책을 집어들고 맨처음 나도 떠올렸던- 유령 등 돌아가며 알고 있는 스토리들을 들려주게 된다.
#마거릿애트우드 와 더글러스 프레스턴이 추진한 초대형 문학 프로젝트로 진행된 이 책 #14일 , 현대 미국문학 대표 작가 36인이 참여했다. 어떤 작가인가를 추리하는 숙제에서 내가 만난 것은 열한째 날이었다.
수수께끼는 계속 베이스에 깔려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스무스 했었던 앞의 챕터들과는 달리 미스터리가 고조되는 느낌이었고 전개도 속도가 붙는 것 같아서 ‘구스범스’의 저자 #RL스타인 이 쓴 것이 아닐까 했었는데 역시나 스타인도 참여한 챕터였다. 나머지 작가들은 예측을 못했었는데 #에리카종 과 #패트커밍스 였다. 특히 에리카 종은 연혁이 흥미로워 이 책을 계기로 관심이 생겼다. 퀴즈를 풀듯이 작가들을 추측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정리하자면, 팬데믹으로 고립된 이들의 심리는 물론,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는 인간 본래의 관계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었다. 서로 다른 작가들이 바통을 이어서 소설을 완성하였지만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르지 않아 보였다. 결국은 모든 것이 멈추었을 때 비로소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함께 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깜짝 놀라게 되는 마지막 반전도 이 소설의 묘미다.
_기억상실증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이건 연결에 관한 이야기예요. 우린 서로 분리된 존재라고 착각하며 살지만 밑바닥에서 우린 형이상학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_p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