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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화 서재
  • 얼굴들
  • 이동원
  • 16,020원 (10%890)
  • 2025-11-24
  • : 880

_"광심이는 망가졌어요. 결코 이 사회에 섞일 수 없고, 섞여서도 안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세요.“라는 진단을 듣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윤민지는 단 한 문장으로 길었던 아버지의 두려움을 몰아냈다.

“광심이는 감정의 온도가 조금 낮네요.”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윤민지의 사려 깊은 표현 덕분에 광심은 설명되지 않는 두려운 존재에서 따뜻한 사랑이 필요한 딸의 자리로 되돌아갔다._p72

 

#이동원 장편소설, #얼굴들 에는 사형집행 바로 전의 사형수들로 시작한다. 죄책감 없는 흉악범 한바로의 미동없이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하는 얼굴, 얼굴없는 작가로 숨어사는 해환, 작가를 대변하는 가면이 먼저 보이는 옥호, 심연에 뭔가가 있는 듯한 과거가 열거되는 형사 광심의 얼굴이 있다.

 

광심은 베스트셀러 작가 해환과 함께 실종 사건을 비밀리에 맡게 되었다. 파해칠수록 의심스러운 실종자의 과거들... 과연 이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추리소설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것이 큰 골조이지만, 읽다가 보면 우리 각자가 쓰고 있는 얼굴의 모습과 역할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였다. 심리학적으로 자칫 범죄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 광심이 그 나침반을 달리 갈 수 있었던 과정이며,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살인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에는 쾌락이지 않았을까 하는 범죄자의 면면, 그리고 악으로부터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본능....

 

읽다보면, 우리는 선과 악 그 중간지점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동안 저울처럼 왔다갔다 시소를 타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였다. 그래서 얼굴들..... 어떤 얼굴로 살 지는 스스로의 선택이고 그만큼 옳다는 판단은 어려울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흥미진진했고, 나의 얼굴은 어떤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성찰이 들어있는 시간이였다.

 

 

_“존재만으로 도움이 되지.”

... 가족에게조차 존재만으로 근심이 된 삶이었다. 광심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_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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