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이렇게 힘든데 부모님께서는 더 어려운 시대에 어떻게 다 견뎌내셨을까 싶을 때가 있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이 더 자주 들었었는데... 그래서 일까? 이 책 소개글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
분명히 사람 냄새 나는 따듯한 이야기인데 그냥 가슴이 먼저 반응을 했었나 보다.
책은 #이경희 작가의 #칠성제화점 , 서울제화 김회장에게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나버린 엄마이름으로 편지 한 동이 도착하며 시작한다. 외삼촌이 보낸 이 편지로 오랫동안 품었던 엄마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지난날을 회상하게 된다.
칠성제화점은 김회장이 어렸을 때 엄마 손에 이끌려 간 장에서, 생전 처음으로 반짝거리는 구두들을 볼 수 있었던 가게였다. 빨간 뾰족구두에 정신이 팔린 엄마를 또롯이 기억하고 있었다. 김회장, 순동이는 그 옆의 밤색 구두도 맘에 들었었다. 이 때 순동이는 약속을 하게 된다, “엄마, 내가 크면 돈 많이 벌어서 저 뾰족구두 사줄게.” 하고.
하지만 얼마 안가서 엄마는 사라졌고, 얼마 후 온전히 혼자가 되어 미숙이네 문간방에서 머슴과 함께 지내게 된다. 외삼촌을 찾아갔지만 찾을 수 없었고, 구두닦이로 밥벌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소개받은 구두공장에서 제화공이 된 순동이는 이제 선생님이 아니라 구두회사 사장이 되기를 꿈꾸게 되었다. 국제제화기능대회에서 최연소로 금메달을 땄다. 이렇게 소원대로 사장이 되었으나 뭔가 허전했었던 김회장은 소설 시작의 그 편지를 받게 된 것이였다.
이 일을 계기로 고향을 찾아간 김회장, 아픔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그 곳을 이제 어린 시절 기억을 위해 다시 찾은 것이다. 그가 마음으로 끌어안게 된 마지막 그것은 무엇일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심정이 다 이해될 것 같았다. 독하게 살아낸 그 세월이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한편 연하게 헐떡이며 살아내고 있는 삶과의 비교는 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각자의 몫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제각각 이지만, 한편 모두 타협이 안되는 뭔가를 가슴에 안고 산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순동처럼, 화해할 수 있는 치유의 마무리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_순동이는 구두 만드는 기술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가슴이 벅찼다. 칼을 갈 때도, 사포질할 때도 그랬지만, 밑창에 풀칠할 때마다 모양을 갖춰가는 구두를 보니 신기하기만 했다._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