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인상은, 오랜 시간 흩어진 채 정리되지 않았던 개념들이 차곡차곡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컴퓨터 구조와 운영체제의 개념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졌고, 그간 이해의 장벽이 높게만 느껴졌던 CS 영역이 한결 친숙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쉬운 설명’과 ‘적절한 깊이’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단순히 개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에 그림과 도표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학습의 피로도를 줄이고 몰입도를 높여 준다. 특히 각 장마다 제공되는 1분 퀴즈와 마무리 요약은 핵심 내용을 복기하고 학습 흐름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CPU와 메모리, 입출력 시스템, 디스크 스케줄링, RAID, 프로세스와 스레드, 동기화, 스케줄링, 가상 메모리 등 컴퓨터 구조와 운영체제를 구성하는 전 영역이 빠짐없이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책은 단지 개념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왜 중요하고 어디에 적용되는지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특히 운영체제 파트에서는 프로세스 간 통신이나 스케줄링 알고리즘, 가상 메모리 등 난이도 있는 주제도 초심자의 시선에서 최대한 명확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신뢰가 갔다. 각각의 개념이 파편화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주며,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구성은 전체 학습을 수월하게 만든다.
이 책은 컴퓨터 구조와 운영체제라는 주제를 '암기할 대상'이 아닌 '이해하고 사고할 수 있는 지식'으로 전환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CS 기초가 부족한 비전공자나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는 입문자에게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며, 이미 전공한 독자에게도 개념을 정리하고 보완하는 데 충분한 가치를 제공한다.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기초를 다지고 싶은 사람, 컴퓨터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천천히 깊이 들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한 장, 한 장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탄탄한 기반 위에 자신만의 CS 감각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