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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넣기 힘든 영역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바람으로 우리 형은 서둘러 나무 위에 자기 길을 만들었는데, 그런 바람은 지금 불만이 가득한 형의 내면에 다시 영향을 미쳤다. 이제 형은 보다 섬세하게 그 영역 속으로 침투하고 싶고, 이파리와 나무껍질과 꽃술과 새들의 날개짓과 연결되어 관계를 맺고 싶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것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총 끝을 겨누는 것 말고는 달리 그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사냥꾼의 사랑이었다. (86p.)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생전 처음 승리한 사람, 그리고 이제 승리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아는 사람, 이제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으며 실패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도피처를 자신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안 사람의 절망에 사로잡혀 나뭇가지와 단검과 고양이의 시체를 꽉 붙들고 있었다.(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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