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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강물님의 서재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우종영
  • 16,200원 (10%900)
  • 2019-09-27
  • : 6,418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빛은 나무를 디자인하고 바람은 나무를 다듬는다."


1. 우듬지는 빛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발견하면 즉시 방향을 전환한다.

나무의 우듬지는 나무 줄기의 맨 꼭대기 부분으로, 어느 방향으로 뻗어나갈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우듬지 빛을 향해서 뻗어간다. 빛은 나무에게 희망이고 목표이다. 나무가 주변에 장애물로 인해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곧장 우듬지는 빛을 향해 몸을 튼다. 그래서 나무의 모양은 'ㄱ'자도 되도 'ㄷ'자도 된다. 나무가 희한하게 자랐다고 신기해하지만, 그건 다 빛을 따라간 나무의 인고라는 것을 알게 되니, 산책하면서 그냥 스쳐지나갔던 나무의 모양이 새롭게 느껴지고 우듬지가 겪었을 선택과 노력에 눈길이 간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계산하느라 오늘을 망치고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에게 나무의 우듬지는 말해준다. 선택을 주저하지 말라. 온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선택을 인한 결과의 두려움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2. 싹을 튀운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는 5년의 유형기를 거친다.

막 싹을 틔운 어린 나무는 성장을 하지 않고 땅 속의 뿌리부터 키우는데 집중한다. 이를 유형기라고 하는데 아무리 햇볕이 유혹해도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웬만한 가뭄을 너끈히 이겨 낼 수 있도록 뿌리의 골격을 튼츤하게 만든다. 그런 후에 비로소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는다. 사람의 인생도 그런 유형기의 시기를 거쳐야 자신이 바라는 것을 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무나 사람의 인생은 같다.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 나또한 지금은 유형기라는 생각을 한다. 빛을 향해 줄기를 키우기 위해 안으로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시간. 그것이 내게 책읽기고 글쓰기가 아닐까.


3. 나무는 여름이 깊어질 때 성장을 멈추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여름이 깊어 갈 때 밖으로 내달리고 싶은 유혹을 이기고 꽃을 피우는 나무"처럼 자라야 할 때와 멈춰 서야 할 때를 아는 나무의 모습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지 않을까.


4. 숲이 생명이 자라는 땅이 되기 위해서는 틈이 필요하다.

"생존만을 위해 경쟁하는 숲은 죽어간다."


5. 주엽나무는 위협을 느낄 때 무성한 가시를 만들어낸다.

"주엽나무는 사람들이나 초식동물로부터 위협을 느끼면 무성한 가시들을 만들어낸다. 그런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자란 주엽나무는 가시가 거의 없다. 주엽나무의 가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말이고 보호막인 것이다. 나무는 시련을 버티면서 가시를 만들어내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6. 나무가 자식을 키우는 방법은 스스로 삶을 꾸려가게 하는 것이다.

"소나무는 씨앗이 최대한 멀리 갈 수 있도록 가지 제일 높은 곳에 열매를 맺고는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미련 없이 씨앗을 날려 보낸다. 어미 나무는 싹이 제대로 틀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양식을 챙겨줄 뿐이다. 씨앗을 감싸고 있는 배젖은 먼 길 떠나는 씨앗에게 어미 나무가 챙겨 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도시락인 셈이다. 그렇게 멀리 떠난 어린 씨앗은 싹을 틔우는 순간부터 오직 제 힘으로 자란 덕에, 죽을 때까지 저만의 삶을 씩씩하게 꾸려 간다."


7. 씨앗이 싹을 튀우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씨앗이 싹을 틔우지는 않는다. 멀쩡한 씨앗이라도 100년 이상 싹을 튀우지 않은 채 그대로 머물러 있기도 하다. 씨앗은 자신에게 꼭 맞는 온도와 습도, 적절한 빛의 배분 등 여러 조전이 맞을 때를 기다려 땅 속의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싹을 튀운다. 작은 씨앗이 캄캄한 흙을 뚫고 세상 밖으며 머리를 내밀듯, 사람도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나아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8. 뿌리 골무의 부드러움이 바위를 갈라지게 한다.


9. 아카시나무는 황폐한 산을 제일 먼저 프르게 하고 다른 나무들에 자리를 내어준다.


10.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

나를 디자인하고 다듬는 것은 무엇일까?



30년간 나무를 돌본 나무의사가 들려주는 나무의 생태가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나무에게서 저자가 발견한 인생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씨앗, 뿌리, 인내, 기다림, 인고, 성장, 꽃, 열매, 빛, 바람, 변화, 생존

나무의 삶에 인간이 있음을 느낍니다. 무릇 모든 생명의 '살이'는 서로 닮아 있습니다. 바람과 비를 막을 옷 하나없이 살아가는 나무가 생존하는 법을 통해 인간이 배워야 할 부분을 발견합니다. 삼라만상이 다 스승이라더니, 참말로 그러한가봐요. 그걸 발견하는 저자가 있어서 나와 같은 사람은 덕을 참 많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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