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황우석 사태에 대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다가 아빠가 나에게 물었다. “정말 하나도 없대냐?”
황우석 사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사실 그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뉴스에서 하도 시끄럽길래 그런가보다 했다. 한 과학자가 세계적인 과학 잡지에 논문을 냈고 뭔가 복제에 관련된 대단한 것이었다. 난치병도 치료할 수 있대고...그리고 사람들은 그 논문 덕분에 한층 들떠 있었고 약간 무서울 정도였다. 나라에서도 엄청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있다가 그게 다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했지만, 뭔가 한국에서 벌어질 법한 일인 것도 같았다. 1등에 목메고, 국익 좋아하고 등등... 그러게 뭐 저렇게 난리를 쳤대... 정도로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후 몇 년이 지난 지금 아빠의 저런 의문을 접하고 나니 나도 궁금해졌다. 정말 하나도 없나? 그래도 몇 개 잘 한 건 있지 않을까...
그런데 정말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책을 읽고 전말을 다 알게 됐다. 정부와 언론과 비양심적인 학자들, 국익에 눈이 멀어버린 국민들이 모여 만들어낸 괴물 같은 사건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진짜 엄청난 사기극이었다. 국익이라는 단어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정말 단 한 개도 없었다 ㅋㅋㅋㅋ말이 되나?
진짜 어이가 없었다. 벌어지는 일들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책에서 눈을 떼지를 못했다. 이게 실제 사건이라니, 정말 부조리극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이 정말 재밌었다. 소설 읽는 것처럼 빠져 들어 읽었는데, 읽고 나니 이게 현실이래... 좀 끔찍했다. 진짜 현실이란 건 소설보다 더 잔인한가보다...
그런데 황우석이란 이름이 여전히 매스컴에 오르락 내린다. 얼마 전에는 무슨 경찰견 프로젝트를 얻었다나... 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세상은 변하지 않는 건가. 이 엄청난 사기극의 주인공이 아직도 과학자랍시고 잘 지내고 있는 게 너무 이상하다.
그래도 이제 우리 아빠한테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빠 정말 하나도 없었대...
제보자가 앞으로 어떤 대접을 받으면서 살아가느냐가 곧 한국 사회으 ㅣ수준을 보여 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