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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넨님의 서재
  • 마지막 키스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17,100원 (10%950)
  • 2026-07-27
  • : 110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읽어봤지만, 그의 다른 작품은 접해볼 기회가 없었는데요. 이번에 총 10편의 단편과 중편이 실린 [마지막 키스]를 읽으면서 피츠 제럴드라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인 「겨울 꿈」과 「분별 있는 일」을 읽다 보니, 결국 지나간 사랑은 억지로 붙잡을 수 없다는 공통된 주제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위대한 개츠비] 역시 과거의 사랑을 되돌리려다 비극을 맞이하는 이야기였죠. 왜 피츠 제럴드는 이런 인물을 반복해서 그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책 앞날개로 돌아가 살펴보니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피츠 제럴드는 젤다 세이어를 사랑했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파혼을 했고, 이후 부와 명성을 얻은 뒤에야 재결합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작품과 작가가 연결이 되어 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고,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역자 후기를 통해서 피츠 제럴드의 생애에 대해 알게 되며, 여러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쓸쓸함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단편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는 네 번째 이야기 [부자 아이]입니다. 주인공 앤선은 앞선 소설 속 인물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삶의 끝에서 합의하기 마련이지만, 앤선은 삶의 시작부터 합의했다. p.122


그는 부와 가문을 가졌기에 청춘의 순수한 열정이나 낭만 따위는 처음부터 포기한 채 냉혹한 현실과 합의하고 삶을 시작한 인물입니다. 모든 것을 가졌기에 역설적으로 그 어떤 뜨거운 감정도 품지 못하고, 진정한 사랑도, 결혼도 할 수 없었어요.

특히 정작 자신은 가정을 이루지도 못하면서, 친하지도 않은 삼촌의 가정과 전통적 질서를 지키겠다며 숙모의 불륜을 해결하려 드는 모습이 상당히 모순적으로 보였습니다. 자기감정의 결핍을 직면할 용기도 없는 사람이, 상류층의 체면을 명목 삼아 남의 삶을 휘두르며 우월감을 느끼려 한 것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자신의 결핍을 타인을 향한 통제력과 비난으로 메우려 드는 위선적인 모습은, 오늘날의 일부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앤선은 누구와도 진정한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빈 껍데기로 살아갑니다. 작품 마지막까지 "여자들이 달랐다면 나도 정착할 수 있었어"라며 남 탓을 하는 그의 변명을 보며, 그는 끝내 오만함과 결핍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겠구나 싶었어요. 다른 단편들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미련을 이야기했다면, [부자 아이]는 처음부터 사랑할 줄 몰랐던 사람의 쓸쓸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왜 [부자 아이]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앤선은 나이가 들고 사회적 지위와 부를 얻고 어른의 외양을 갖추었지만, 내면은 끝내 성숙하지 못한 채 몸만 자란 아이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단편마다 등장하는 인물은 서로 다르지만, 사랑과 욕망, 상실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결국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랑과 삶에서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피츠제럴드는 결국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그의 작품 세계를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는 단편선 [마지막 키스]도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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