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와 과학 책을 함께 읽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과학 용어가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학창 시절 정답이라고 배웠던 내용 자체가 바뀐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튼튼한 몸을 위한 먹거리 고기>라는 책을 읽다가, 어릴 때 배웠던 혀 맛 지도가 완전히 틀린 것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따로 검색을 해봤더니, 100년 전의 오래된 연구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던 오류라고 하더라고요. 최신 연구에 따르면 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혀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모든 맛을 다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 배워서 머릿속에 아주 박혀있던 내용인데, 만약 아이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평생 잘못된 내용을 상식으로 믿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과학 상식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데 도움을 준 아주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에서 또 하나 유익했던 부분은 "고기는 발이 크다"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저에게 참 낯선 말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고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환경적 비용을 계산한 환경 발자국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탄소발자국이라는 익숙했지만 환경 발자국은 처음 들어봤거든요. 찾아보니 환경 발자국이라는 큰 개념 안에 탄소발자국, 물 발자국, 생태발자국이 모두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키우고 도축하고 배송하는 모든 과정에 들어가는 자원을 따져보니 정말 엄청난 환경 비용이 들고 있었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 중 특히 소가 싸는 똥의 양과 그걸 처리하는 데 드는 자원이 얼마나 심각할지 생각해 보았는데요. 가끔 차를 타고 축사 옆을 지나갈 때 냄새만 맡아도 미간이 찌푸려지는데, 그 수많은 가축의 분뇨를 깨끗이 처리하려면 얼마나 많은 물과 세제가 필요할까요? 그로 인한 수질이나 토양 오염도 결코 가볍지 않겠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고기를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성장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해주니까요. 대신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실천은 어떤 고기를 고르느냐에 있을 것입니다. 동물이 살아가는 환경을 쾌적하고 인도적으로 유지해 주는 농장에서 자란 고기를 먹는 것, 그리고 마트에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마크가 붙은 제품을 확인하고 소비하는 것. 이왕 고기를 먹을 것이라면 쾌적한 환경에서 키운 고기를 먹자는 생각을 갖고 소비를 하는 것이 결국 지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걸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도 저도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부터 그리고 오래된 상식을 최신 과학으로 다시 배우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꼭 한 번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