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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
  • 윤상훈
  • 16,200원 (10%900)
  • 2026-05-21
  • : 810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젠틀몬스터 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항상 어마어마한 크기의 설치미술 작품을 보게 됩니다. '여기가 선글라스를 파는 매장인가, 아니면 현대미술 갤러리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인데요. 대체 선글라스 제품을 파는 브랜드에서, 상업적으로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이는 거대하고 난해한 작품들을 이토록 공들여 설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심 궁금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비단 젠틀몬스터뿐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 역시 현대미술 작가와 협업하고, 매장을 미술관처럼 꾸미며, 때로는 난해한 예술적 메시지를 던지곤 하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읽게 된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라는 책을 통해, 브랜드와 현대미술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그간 머릿속을 맴돌던 다양한 의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제 제품을 사야 할 이유를 구구절절 설득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합니다. 대신, 소비자의 마음속에 그 브랜드를 간절히 갖고 싶은 대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완벽하게 짜인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소비자가 스스로 가치와 의미를 자유롭게 채워 넣을 수 있는 비어 있는 공간, 즉 틈을 열어주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현대미술이야말로 브랜드 기획의 참고서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대미술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시각적 유희에 그치지 않습니다.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이 '이게 무슨 뜻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해석과 의미를 투영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개념적 유희에 가까운데요. 이렇게 현대미술이 가진 틈의 미학이야말로 브랜드 기획자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토대가 되어줄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책 속 젠틀몬스터가 안경 매장을 뮤지엄으로 만든 이유 파트를 통해, 그동안 가졌던 궁금증을 드디어 해소할 수 있었어요. 저자는 안경 매장이 제공하는 시각 교정과 뮤지엄이 선사하는 시각 자극은 결국 인간의 시각 경험이라는 동일한 본질 위에서 공명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안경은 더 이상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고, 공간의 상징성이 상품에 그대로 전이되면서 해석의 틈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저자는 이외에도 이케아, 삼성전자 등 대중에게 친숙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흥미로운 기획과 성공 사례를 제시하며 틈의 미학이 어떻게 비즈니스에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하고 애정하는 브랜드는 소비자가 저마다의 의미를 덧붙일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둔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텍스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 곳곳에 수록된 QR 코드를 촬영하면 본문에 소개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감상해 볼 수 있는데요. 글로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던 내용들이 실제 작품을 보는 순간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하나의 전시를 따라가며 관람하는 듯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예전에는 그저 신기하게만 보였던 젠틀몬스터 매장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 다음에 그 앞을 지나게 된다면 '왜 이런 작품을 설치했을까?'를 궁금해하기보다, 이 공간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넘쳐나는 브랜드 속에서 내 브랜드만의 대체 불가능한 무기를 고민하는 기획자나 마케터는 물론, 평소 우리가 소비하는 브랜드의 기획에 숨겨진 전략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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