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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넨님의 서재
  • 말의 시작
  • 아가와 사와코
  • 16,920원 (10%940)
  • 2026-04-10
  • : 170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면 늘 비슷한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 오늘 또 나만 너무 떠들었나?", "그때 그냥 가만히 좀 있을걸." 이런 생각에 이불 발차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다음 약속을 잡을 땐 '오늘은 입 무겁게, 무조건 듣기만 하자'고 몇 번이고 다짐하죠. 하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그게 참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태도를 고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말의 시작]이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위안이 됐던 건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었어요. 일본 최고의 인터뷰어라는 분도 모임 가기 전엔 "오늘은 절대 많이 말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달랜다고 합니다. 전문가조차 신나서 떠들다 후회한다는 대목에선 저도 모르게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어 안도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대화의 태도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평생 가꾸고 연습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이 가득합니다. 저자는 특히 대화 중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 없이 가만히 있으면 말하는 사람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간격으로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죠. 상대의 말 사이사이에 맞장구를 치거나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며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분위기는 훨씬 무르익게 됩니다.

그동안 저는 모임에서 "말을 아끼자"고만 다짐해왔는데, 책을 읽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적당한 리액션을 해주는 것이 왜 필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다만 대화의 주도권이 나에게로 넘어오지 않도록 내 이야기를 덧붙이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복기하는 방식으로 건강한 리액션을 연습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음식점에서 대화가 끊겼을 때의 에피소드입니다. 식사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중간에 뚝 끊기면, 다시 말을 이어가야 할지 아니면 서운한 마음을 누르고 침묵해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 있죠. 그때 누군가 "그래서?"라는 한마디로 자연스럽게 물꼬를 터준다면 얼마나 고맙고 반가울까요? 저자는 그 다정한 배려를 잘 알기에, 본인 또한 타인의 이야기가 끊기지 않도록 돕는 사람이 되려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까 하던 얘기 계속해 봐." 이 짧은 한마디에 담긴 힘과 응원이 그다음 대화를 얼마나 부드럽게 이어주는지 새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같은 상황이 되면 꼭 이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저자는 결국 대화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향을 찾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조금 더 맞장구쳐주고, 조금 더 웃어넘기는 여유만 있다면 관계는 생각보다 쉽게 부드러워지고 대화는 더욱 즐거워집니다.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을 참는 자세가 아니라 상대가 말을 더 잘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는 배려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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