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란 무엇인가
lalan 2024/10/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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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로우맨
- 마틴 맥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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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 2024-09-10
: 4,488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가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가 곧 권력이 된 시대. 천재 극작가 마틴 맥도나는 대표작 『필로우맨』을 통해 묻는다.
인간에게 이야기란 무엇인가.
배경은 취조실, 주인공은 사형 선고를 받은 이야기꾼 카투리안과 연쇄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투폴스키다. ‘이야기꾼의 첫 번째 의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모토인 카투리안에게는 지적 장애가 있는 형 마이클이 있다. 마이클은 카투리안의 이야기 속 궁금했던 장면을 하나씩 실행하고 창작과 삶은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 그는 말한다.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
문제는 그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음산하고 잔혹하며 슬프고 기묘하다는 것.
이를테면 원형 베개 머리에 단추눈과 미소 짓는 커다란 입을 가진 필로우맨은 아이들을 돕는다. 삶이 끔찍하고 힘들어서 슬플 때, 목숨을 끊고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얼핏 비극적인 사고처럼 보이도록 방법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필로우맨이 자기 일에 성공하면 어린아이는 끔찍하게 죽고, 성공하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까지 끔찍하게 살다가 죽는다는 끔찍한 이야기.
대체 왜. 끝까지 읽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거창한 의미말고 재미. 잘 만들어진 스토리의 공통점은 흡인력과 몰입감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배우 최민식이 카투리안 역을 맡아 열연한 2007년 공연 이후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된 이 작품은 강렬한 스토리와 충격적인 설정으로 여전히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꾸준히 세계 곳곳의 무대에 올려지는 이 걸작의 공식 각본이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완독 분량은 200페이지 남짓, 기묘한 이야기로 ‘집중맞은 도둑력’을 되찾고 싶은 분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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