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솔직히 제목을 마주했을 때...
주워진 세계라고?
무슨 이야기를 그릴지 도통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책 소개글을 읽고는...
아!
어쩌면 지금의 우리 모습이고
읽으면서 위로를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섬세한 감정선과 청춘의 성장을 따뜻하게 그려내는 차세대 스토리텔러
'아사쿠라 히로카게'
작가님이 그려냈다고 하니 믿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찬찬히 책장을 펼쳐보았습니다.
"버려진 페트병 같은 우리는,
서로를 만나 반짝이게 되었다."
세상을 비우며 살아온 남자와 세상을 주워 담으며 살아온 여자의 '서툰 동행'
『우리가 주워진 세계』

"출발!"
압축차라 불리는 소형 쓰레기 청소차 투입구에 쓰레기봉투를 리듬감 있게 던져 넣고 적재 버튼을 누르곤 큰소리치며 운전기사에게 신호를 보낸 '구사카베 아사히'
사실 그는 결벽주의자에 미니멀리스트입니다.
결벽증이 심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눈치에 매일같이 청소를 하시던 어머니...
"아까 민토가 사는 게 즐겁냐고 물었을 때 말이야. 물론 내 인생도 생각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역시 어머니였어. 가슴이 아프더라. 난 절대로 똑같은 삶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버지를 부정하고 싶었지만 결국 그도 결벽증이 생겼지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그.
그런 그의 옆집에
"안녕하세요……."
잡담을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 그대로 지나쳐 가려는데, 아사히의 시선이 그녀가 옮기고 있는 물건에 꽂혔다.
"앗, 이거, 쓰레기예요." - page 20
반년 전, 그녀가 여기로 이사 왔을 때 직접 과자 상자를 들고 인사하러 와서 상당히 호의를 느끼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밤에 조용해서 고마웠는데,
그녀가 물건을 옮기는 순간 보게 된 집 안이...!
방금 본 더러운 방이 머릿속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거짓말이지? 말도 안 돼!
그와는 정반대로 쓰레기 더미에 살아가고 있는 '사노 도모에'
"쓰레기집, 하면 고독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잖아. 결국 너무 외롭다 보니 물건들 사이에 파묻혀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살 수 없는 거 아닐까?"
"흐음."
하지만 그녀 역시도 쓰레기 더미에 살게 된 속사정이 있었으니...
"저는 어렸을 때…… 쓰레기산에서 발견돼 구조됐어요."
"네?"
...
"저는 엄마가 쌓아 올린 쓰레기 왕국의 유일한 국민이었어요."
머리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지만 자꾸만 도모에가 신경 쓰이는 아사히.
그러다
<지금 당장 나가라!>
<너 같은 인간은 사회의 쓰레기야!>
<몽땅 불태워 버려!>
사노의 현관문에 협박문 세 장이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아주머니, 죄송해요."
사노가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 때문에 소란을 일으켜서 정말 죄송해요."
"사노 씨 때문이 아니에요."
고마가타 씨는 어색할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사노의 등을 토닥였다.
"나도 앞으로 더 신경 써서 볼게요. 누군진 몰라도 우리 건물에 이런 몰상식한 사람이 있다니……."
"앞으로 아사히의 도움을 받아 쓰레기를 정리하기로 했어요. 조금씩이겠지만요. 꼭 집을 깨끗하게 만들게요." - page 155 ~ 156
과연 앞으로의 그들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만약 두 사람이 연인이 된다면 충돌하는 순간도 분명 찾아올 것이다. 한 사람의 고향을 쓰레기 왕국, 또 한 사람의 고향은 청결의 왕국이니까. 따지자면 종교가 전혀 다른 나라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문제가 많을 것이다.
"난 우리가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 도모에."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이 관계는 언젠가 둘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날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
"고마워……." - page 404
마냥 따뜻했다고, 위로를 받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결핍을, 아픔을, 상처를 알아버렸기에 이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 가슴이 아려왔다고 할까...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만들었던 견고한 세계 속에 우두커니 서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상대가 건넨 손에,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닫혀있던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하였고 자신의 세계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알려준 건...
"버려진 존재들의 아주 작은 저항, 가치가 없든, 생산성이 없든 태어난 이상은 그냥 그 자리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도모에가 자기 자신을 버린다고 해도 내가 몇 번이든 도모에를 주워줄게."
체념과 희망이 뒤섞였다. 아사히는 더러워진 잔설처럼 잿빛으로 물든 이 마음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받아들일 뿐이다.
"나는 여기 있어. 이렇게 도모에 옆에 있어."
도모에가 힘주어 눈을 꼭 감았다.
"다행이야.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 page 352
누군가를 줍고, 또 누군가에게 주워지며 삶은 이어진다. 그렇다면 혼자 살아간다 해도 완전히 혼자인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아사히는 생각했다. - page 355
서로의 다름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
결국 서로 주워진 세계를 채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더 이상 제 주변에도 소외된 이가 없기를...
저도 그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