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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님의 서재
  • 블라블라블라
  • 김강
  • 8,100원 (10%450)
  • 2025-04-30
  • : 13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득수 출판사에서 청소년들이 문학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단편소설에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더한 새로운 소설 읽기

<득수 청소년> 시리즈

를 마련했고 그 첫 번째가 이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을 보고는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표지에 그려진 그림으로도...

한 소년이 보이는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가 그려졌을지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던 이 책.

읽고 난 뒤...

먹먹함이 있었던...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해 보려 합니다.

잎사귀 하나가 떨어지면 '안녕'

잎 두 개는 '고마워'

새로 익힌 말.

잎 세 개는 '미안해'

『블라블라블라』

아이가 그것의 어딘가를 만졌어.

그것은 눈을 떴지.


5월의 어느 일요일, 한 아이가 형과 아빠와 함께 아파트 작은 운동장에서 야구를 했습니다.

아빠가 던지고 형이 공을 치거나 형이 공을 던지고 아빠가 치면 아이는 공을 따라다녔는데

그러다 아이의 가랑이 사이로 공이 빠져나가면서 공이 그것에 부딪혀 멈춰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것을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

……

"고마워."

……

이 모습을 보던 아빠는 아이에게 다가왔고 서로의 대화를 들으면서 그것은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벚나무라는 것, 아이가 내년에는 초딩이라는 것이 된다는 것, 아이의 말은 들리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못한다는 것.

수요일 오후, 아이가 다시 찾아옵니다.

유치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를 마중 나간 아빠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서 잠시 그것의 옆 등나무 벤치에 앉게 되는데...

"... 이 나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외국인처럼 '블라 블라 블라'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잘 보면 머리도 비슷해요. 파마머리."

(그것 참 재밌네. 블라 블라 블라. 입에 잘 붙는구나.)

그것은 이제부터 자신의 이름을 '블라블라블라'라고 칭합니다.

아이의 인사에 대답도 하고 싶고 고맙다 말해주려 했지만 할 수 없었던 블라블라블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을 건네게 됩니다.

잎사귀 하나가 떨어지면 '안녕',

잎 두 개는 '고마워'

아이는 블라블라블라에게 비밀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고

블라블라블라는 이 순간들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를 깨운 이후로 잠이 들지 않았던 블라블라블라.

그러다 잠이 들지 않아서 아이를 볼 수 있는 건지, 아이가 와서 잠이 들지 않는 것인지, 언제 다시 그런 일이 생길지 조금씩 불안해졌고

아이도 저금씩 찾아오지 않는 날이 늘기 시작합니다.

"아빠, 블라블라블라 잎이 다른 나무에 비해서 좀 빨리 시드는 것 같지 않아요? 다른 나무는 아직 초록이 남아 있는데, 블라블라블라의 잎은 벌써 갈색이에요."

(그렇네. 이제 곧 가을이니까. 블라블라블라는 계절을 조금 빨리 느끼나 보다.)

'너 때문이란다. 네가 오지 않을까? 내일은 올까? 말을 걸지 않을까? 또다시 잠이 들까? 하루하루가 불안하단다. 뿌리에서 물을 끌어 올려도 가지 끝까지, 잎사귀 끝까지 올라가지를 않아. 가슴이 뜨겁고 목이 타서 가지 끝까지 가기 전에 다 마셔버리고 말아. 모두 말라버리고 말아.'

...

"... 꽃. 지난봄에는 블라블라블라를 잘 알지 못해서 꽃이 어떻게 피었는지 기억이 안 나요. 내년 봄에는 꼭 볼 거예요. 사진도 찍고. 그리고 블라블라블라가 뿌려주는 꽃비도 맞고 싶어요. 떨어지는 꽃잎을 손으로 잡아보기도 하고."

(그러자.)

'내년 봄. 내년에도 나는 여기 서 있을 거야. 꽃도 피우겠지. 너만, 너만 변하지 않으면. 너의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다면, 네가 지금까지 본 어느 꽃보다 아름다운 꽃을 보여줄 거야. 약속할 게.

너는, 너는 약속할 수 있겠니?'

블라블라블라는 이 약속을 가슴에 새긴 채 또 하나의 말을 건네는데...

겨울이 지나...

또다시 5월...

"안녕."

책을 덮는 순간 눈물이 났던 건 왜일까...

누군가를 향한 기다림...

그 순수함에...

그 묵묵함에...

잠시 잊혔던 제 안의 감정이 움틀거렸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는...

선뜻 말을 건네지 않았었습니다.

한참이 지난 뒤...

"엄마, 소중함에 대해 배우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무가 많이 불쌍하지 않다고 생각돼요."

아...!

어느새 아이는 또 성장을 하였나 봅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

그렇게 서로의 관계가, 존재가 새겨진다는 것을...

덕분에 제 시선이 조금 확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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