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서...
그냥 끌렸다고 할까...
생각해 보면 저도 '어른'이 되어서
'미술관'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고
명화들을 볼 때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그렇게 내 삶과 명화들이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그런 느낌인 걸까...?!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자 '김지영'이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키가 작고 소심했던 어린 시절, 용기와 꿈을 심어준 것은 한 장의 그림이었다. 그 힘을 아이들과 나누는 동안, 함께 그림으로 생각하고 놀던 아이들이 저마다 꿈꾸던 모습의 어른으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며 그림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거듭 확인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일수록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고 믿는다. 그 마음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진지하게 마주하도록 돕는 예술 콘텐츠를 만들어 왔으며, 이제 그 시선을 어른들에게도 전하고자 한다.
이제부터 저자가 건넨 시선...
같이 머물러보고자 합니다.
그림 속에는 화가의 인생이,
그림 앞에는 당신의 인생이
있습니다.
『어른의 미술관』

여기,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오신 당신을 위해 안방미술관에 작은 의자를 하나 마련해 두었습니다. 문장이 멈추는 곳에서 그림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 가시길 바랍니다. 눈부신 색채 속에서 내 삶의 흔적을 품위 있게 쓰다듬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명화라는 거울에 지나온 삶을 비추어보고, 앞으로 남은 날들을 어떻게 하면 더 품격 있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page 6 ~ 7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열두 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 다시 시작하는 용기, 여전히 설레는 마음, 그리고 아직 남은 배고픔까지...
방마다 두 점의 그림이 걸려있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삶을 들려주며
앞에 선 이에게 질문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백...
펜을 들었지만 선뜻 답을 써 내려가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면서...
무엇이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일까...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재촉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묵묵히...
나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른의 미술관은
'나'라는 미술관에서
'내'가 관람객이 되어
'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로 끝나는 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책의 크기를 보고 놀랐습니다.
책을 펼치니 글씨 크기 또한 커서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질문들이 있었고 답을 쓸 공간이 생각보다 넓어서 놀랐습니다.
아마도 크기만큼의, 넓이만큼의 기다림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바라보게 되었고
끝없는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책을 받았을 때 제 시선을 사로잡았던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 아니라 명상과 영혼의 교감이라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감동을 주는 화가로 남아 있는데...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가 건넨 이야기
일렁이는 자욱한 안개는 우리가 지나왔거나 어쩌면 앞으로 마주할 인생의 막막함을 닮았습니다. 그 막막한 풍경을 피하지 않고 오롯이 혼자 마주하고 서 있습니다. 타인의 온기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나침반 삼아 정상까지 올라선 이의 뒷모습에서 의연함과 존엄이 느껴집니다. - page 21

그림 속 굽이치는 안개 바다는 사실 당신이 평생을 몸으로 받아낸 거친 파도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릅니다. 가족을 위해, 삶을 위해 매일같이 마주해야 했던 막막한 순간들, 그 치열했던 파도들이 이제는 부드러운 안개가 되어 당신 발아래 머물러 있습니다. 거친 숨을 고르고 풍경을 내려다볼 여유도 생겼습니다. 누구도 아닌 오직 당신 자신으로만 서 계셔도 좋겠습니다. 당신이 일궈온 세월은 풍경보다 벅차고 숭고합니다. '나'라는 풍경을 이제 마주하는 당신의 뒷모습에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 page 21
저는 아직 다 오르지 못했기에 이 공간은 남겨두었습니다.

오늘은 이 그림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이중섭'의 <서귀포의 환상>.
생계조차 잇지 못하게 되어 제주도로 옮겼던 이중섭과 그의 가족.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 처가로 보내게 되고,
홀로 힘겹게 살아가던 그.
하지만 이 그림에선...
<서귀포의 환상>은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선택하겠다는 굳은 의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면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손바닥만 한 은박지와 못 하나, 주린 배 채울 삶은 게 몇 마리, 캔버스 대신 판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숨 쉬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충분한 삶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을 더 깊이 누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 풍요로운 삶을 사는 비밀임을 보여줍니다. - page 203 ~ 204

내 삶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혼자 있게 된 이 시간.
커피 한 잔과 함께 <서귀포의 환상>을 보고 또 들여다보며 오늘 하루를 지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