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아니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
하지만 저는 아직 읽어보지 않고 귀동냥으로 들어 단순히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여름방학 때 아이의 방학 숙제 중 하나인 '책 읽기'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해 주셨기에
이번을 계기로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책 표지를 보자마자 뭉클!
벌써부터 눈물샘이 자극되다니...!
감정을 추스른 뒤...
몽실이를 만나러 가 보겠습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캐릭터 '몽실 언니'
엄혹한 시절을 견딘 시대의 걸작
『몽실 언니』

일본이 전쟁으로 망하고 나서 우리는 해방을 맞이했다. 35년 동안의 설움을 한꺼번에 씻은 듯이, 벗어던진 듯이, 모두가 들뜬 기분으로 얼마 동안 시끄러운 세상을 살아야 했다. - page 12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일본에서 돌아온 몽실이네.
아버지의 고향 근처 살강 마을 어느 농사꾼 집 곁방살이를 했던 몽실이네는
날품팔이도 제대로 찾지 못한 아버지 정 씨는 자주 집을 나갔고
정 씨가 없는 동안 어머니 밀양댁은 딸 몽실이와 아들 종호를 데리고 굶기도 하고 바가지를 들고 구걸해다 먹었지만
종호는 이름 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됩니다.
어수선한 세상은 쉬 끝나지 않았다. 그런 어려운 때에 가엾은 몽실에게도 슬픈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방이 되고 나서 꼭 1년 반 만인 1947년 봄이었다. - page 13
밀양댁은 먹고살기 위해 몽실을 데리고 김 주사에게로 시집을 가게 되고
새아버지는 동생이 태어나자 몽실을 모질게 대합니다.
그러다 결국 절름발이가 된 몽실이.
'어서 가야지, 살강으로 가야지. 여태까지 살강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면 이렇게 다리병신이 안 됐을 텐데……'
다시 친아버지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아버지도 새어머니 북촌댁과 함께 살게 되었고 몸이 약했던 북촌댁은 동생 남남이를 낳고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는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고
결국 난남을 혼자 맡아 키우게 된 몽실이는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몸이 상해 돌아온 아버지는 앓다 생을 마감하게 되고
친어머니도 새아버지와 사이에서 낳은 영득과 영순을 남기고 병으로 죽게 됩니다.
이제 몽실이에게 피붙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세 동생, 영득, 영순, 난남이었는데
영득, 영순과 헤어지고 난남이마저 부잣집 양딸로 들어가게 되면서 홀로 남게 된 몽실이.
'그래, 난 앞으로도 이 절름발이 다리로 버틸 거야. 영득이랑 영순이랑 그리고 난남이를 보살펴야 해. 영득이, 영순이를 찾아갈 거야. 꼭 찾아갈 거야.'
그렇게 세월은 30년이 지나...
몽실은 꼽추 남편과 결혼해 아이 둘과 살게 되고
몽실이는 영순이가 보낸 편지와 함께 난남이가 입원해 있는 결핵 요양원에서 마주한 대화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되는데...
난남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대로 현관문 기둥에 기대어 서서 몽실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절뚝거리며 걸을 때마다 몽실은 온몸이 기우뚱기우뚱했다. 그렇게 위태로운 걸음으로 몽실은 여태까지 걸어온 것이다. 불쌍한 동생들을 등에 업고 가파르고 메마른 고갯길을 넘고 또 넘어온 몽실이었다.
아버지가 그를 버리고, 어머니가 버리고, 이웃들이 그리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칼과 창이 가엾은 몽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토록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별러 온 몽실이 늦게야 구두 수선장이 꼽추 남편과 결혼을 한 것이다. 한 가지 짐을 더 짊어진 것이다. 그래서 몽실은 기덕이와 기복이 남매의 어머니가 된 것이다. 절름발이 어머니.
...
"언니……. 몽실 언니." - page 291 ~ 292
역시나 끝내는 울음이 나버렸습니다.
몽실 언니......
한국 전쟁의 아픔...
몽실이의 시선에서 전해졌었는데...
"국군하고 인민군하고 누가 더 나쁜 거여요? 그리고 누가 더 착한 거여요?"
"……."
"왜 인민군은 국군을 죽이고, 국군은 인민군을 죽이는 거용?"
인민군 여자가 누운 채 말했다.
"몽실아, 정말은 다 나쁘고 다 착하다."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요?"
"국군 중에도 나쁜 국군이 있고 착한 국군이 있지. 그리고 역시 인민군도 나쁜 사람이 있고 착한 사람이 있어."
"그래요, 아까 낮에 태극기를 불태워 준 인민군 아저씨는 착한 분이셨어요."
몽실은 낮에 있었던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런 거야, 몽실아. 사람은 누구나 처음 본 사람도 사람으로 만났을 땐 다 착하게 사귈 수 있어. 그러나 너에겐 좀 어려운 말이지만, 신분이나 지위나 이득을 생각해서 만나면 나쁘게 된단다. 국군이나 인민군이 서로 만나면 적이기 때문에 죽이려 하지만 사람으로 만나면 죽일 수 없단다." - page 121 ~ 122
같은 민족...
하지만 총을 겨누었던 그 시절...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세상.
슬프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몽실이는...
어린 나이에 이런 상황을 마주치게 했다는 점이, 이런 무거운 책임감을 떠넘겼다는 것이...
"아버지 오실 때까지 우리 집에서 살면 되잖니?"
"나, 그냥 이 집에서 살 거야. 난남이하고 둘인데 괜찮아."
몽실은 댓골 김 씨와 할머니 생각이 떠올랐다. 남의 자식을 누가 거둬 주고, 귀여워해 줄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되면 난남이가 더 불쌍해질 것 같았다.
"몽실아, 그렇게 너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니?"
수원댁이 참말인지 일부러 해 보는 소리인지 그렇게 물었다.
"괜찮아요, 무서운 건 신세 지는 것보다 나아요." - page 134
어른들의 잘못임에 가슴이 메어지고 너무나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갔던 몽실 언니.
언니의 뒷모습이 사무치도록 남았습니다.
그런 몽실이에게서 오히려 용기를 얻게 되니...
이 힘을 바탕으로 저도 열심히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