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학과 예술을 한 권에 묶는 시리즈, 모티브 세계문화전집.
전작
『안부를 전하며: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로부터는 '안부'라는 질문을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로부터는 두 거장의 모습이 그 시대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이며 우리에게 그들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해주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두 거장.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양대문호이자, 세계 문학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레프 톨스토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이 둘의 만남은 어떨지...
그리고 우리에게 건넬 질문은 무엇일지...
역시나 기대감을 안고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류를 사랑하라 쓴 대문호 '톨스토이;
가장 행복한 얼굴을 그린 환희의 화가 '르누아르'
두 거장이 숨긴 가족사를,
처음으로 나란히 놓다.
『거장의 사생아들: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이번에는 책을 읽을 때 같이 들으면 좋은 클래식 소개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소개가 되었습니다.
두 거장이 실제로 사랑했거나, 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준 여덟 곡.
그중에서도 '바그너'는 두 거장을 선명하게 갈라놓았다고 했는데...
르누아르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차갑고 날카롭게 거부했던,
같은 음악가 앞에서 한 사람은 붓을, 한 사람은 펜을 들었던,
그래서 더 그의 최후의 작품인 《파르지팔》 전주곡(1882)이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이 둘의 조합...
책에서도 밝혔습니다.
자전적 이야기로 소설을 쓴 톨스토이의 소설과 평생을 밝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만 그린 르누아르의 그림은 서로를 직접 마주하지도 않고 결을 같이 하지도 않습니다. 자기를 보는 글쓰기와 자기 너머를 보는 그림으로, 두 거장의 방식은 뚜렷이 갈렸습니다. 두 사람을 잇느 공통점이라곤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 같은 19세기를 살았다는 것, 그리고 각각 크림전쟁과 보불전쟁을 겪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 page 152
어?!
그럼 그 시대 다른 예술가들과도 엮을 수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찰나,
두 사람의 삶의 어둡고 은밀한 곳까지 들여다보니 두 거장이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었다는데......!
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르누아르 가족'그림에,
그림을 그린 르누아르 본인 외에도
빠진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이 그림 속에
르누아르 가족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 page 39

톨스토이가 1895년에 쓴 소설 『주인과 일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것...
톨스토이가 1895년에 정확히 그리려 한 그 시대 -농노 해방으로 자유를 얻은 인간이 가난 때문에 다시 한 주인에게 매이는 새로운 모순- 가, 제목 두 글자 때문에 시대를 거술러 1861년 이전으로 돌아가 버린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어떻게든 지켜 주고 싶었던 소설 속 니키타가 '일꾼'에서 '노비'로 전락해버린 상황.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관례와 대중성에 타협하지 않고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주인과 일꾼』이라는 작품을 위해, 그 작품을 쓴 톨스토이를 위해, 그리고 또 한 사람 -톨스토이가 평생 회피했으나, 끝내 완벽히 외면하지 못한 한 사람-을 위해.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니까요. - page 148
그랬습니다.
이 둘에게는 같은 그늘이 있었습니다.
톨스토이에게는 영지의 농민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아들
'티모페이 예르밀로비치 바지킨. 1861년생.'
르누아르에게는 젊은 시절 연인이자 모델이었던 리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 1870년생.'
끝내 자기 자식이라 밝히지 않았던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사생아 아들을 철저히 외면했고,
한 사람은 사생아 딸을 끝까지 책임졌다.
라 단정할 수 없는,
그들이 남긴 작품과 그들의 삶을 살피며 우리에게 건넨 질문...
나는,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만큼 정말로 완전무결한 삶을 살았는가?
세상은,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이번에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톨스토이의 『주인과 일꾼』과 『악마』 전문을, 아내를 죽인 남편의 독백 『크로이체르 소나타』 축약이 있어 이를 읽고 난 뒤 그의 일대기를 마주하게 되니 더 와닿았다고 할까...!
르누아르보다 톨스토이의 이야기가 오래 여운으로 남았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는 성공했던 거장들.
동시에 끝끝내 아버지로써는 실패했던 거장들.
위대함과 옹졸함이 한 사람의 내면에, 생애 전반에 나란히 있었습니다.
이 모순 앞에 우리는 함부로 욕할 수 없음을...!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로 차마 책장을 덮을 수 없었습니다.
인간은, 왜 이토록 연약한가.
나는, 내 과오를 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