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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님의 서재
  • 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 이민혁
  • 12,600원 (10%700)
  • 2026-05-31
  • : 20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만으로도 느낌이 딱! 오지 않나요?!

그래서 벌써부터 코끝이 찡하긴 했지만...

이 소설은 대학로 및 전국에서 꾸준히 공연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연극 「복길잡화점」의 소설판이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이름과 함께 연극에서 미처 못다 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겠는데요!

간판부터 정겨움이 느껴지는...

제목에서는 뭉클함이 느껴진...

소설의 첫 장을 펼쳐보았습니다.

슬프지만 희망차고 따뜻한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시작합니다.

『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1970년 8월 8일 '경석'이야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다른 장사 수완을 가지고 있던 스무 살 청년 '김경석'.

1년 전 반말과 실랑이가 오고 가는 흥정 속에서

"미제크림 하나 부탁해요"

라는 '임연화'의 말투에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당시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하대당하는 게 당연했기에 경석으로서는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로 연화가 눈물 나게 고마웠고

꼭 저 여자와 함께 조그마한 가게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경석의 바람대로 둘은 이듬해 여름 부부가 되었고 동네에 작은 잡화점을 열게 됩니다.

'복길잡화점'

시간은 흘러 2023년 8월 8일.

부부의 노력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지역 최대 규모의 할인마트로 자리매김했지만 길 건너 대형마트가 들어서자 주민들 사이에선 신바람이 불었고

아들 복길은 그저 마트를 팔 생각만 가득하고...

경석은 그런 아들이 마뜩잖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경석의 째질 듯한 사자후를 무시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밥에 반찬 몇 가지를 내려놓은 연화.

"조반 자시면 화 덩어리도 내려가요. 어째 당신은 젊을 때나 늙을 때나 기운이 펄펄 넘쳐요? 난 웃을 기운도 없구만. 도영이 엄마가 담근 된장을 줬는데 슴슴하니 잘됐더라구요. 전복 넣고 끓였으니 고집 피우지 말고 한술 떠요. 옆에서 나도 좀 먹게." - page 51

먹기 싫었지만 연화의 성화에 한술 뜨고자 냄비 뚜껑을 열어 된장찌개 속을 뒤적이고 있었는데...

"이… 이봐…."

경석이 집은 리모컨에서 된장 국물이 뚝뚝 떨어지자 그의 옷이 금세 젖어간다. - page 53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차마 병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경석.

그런 경석과 연화의 대화는 가슴이 메어지게 만들었는데...

"가지 마…"

아이처럼 끅끅대는 경석을 보자 연화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가야지요. 애들 밖에서 너무 기다린다."

"나 없이 살 수 있겠어?"

"적응해야지요.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나는 못 살어. 둘이서 같이 보낸 세월만 50년이야."

"그만해요."

"이제 김경석이는 자네 없이 못 산다고."

...

"여보, 어떡해. 나 무서워…. 당신 얼굴, 내 새끼 전부 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요? 나 인제 어떡해 여보! 우리 복길이, 우리 소리 전부 다… 전부 기억 안 나면 나 어떡해 여보! 나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

"내가 있잖아, 이 사람아…."

...

"까먹어도 돼! 기억 못 해도 돼! 이 김경석이 다 기억나게 해 줄 테니까! 그 못된 병 내가 고쳐줄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내 옆에만…." - page 69 ~ 70

그렇게 힘겨운 하루가 지났는데...

갑자기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며 소싯적 즐겨 입었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연화.

"어어, 아니 저기 근데 말야.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그런데 지금이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지?"

...

"1978년 8월 8일! 오늘 내 생일이잖아요!"

"뭐? 1978년?"

"으유! 올해도 까먹었나 했네!" - page 73 ~ 74

1978년으로 돌아가버린 연화.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해 뜨기 전까지 옛날 그 자리에 있던 잡화점 건물에다 다시 만들어 놓을 거야!"

...

"내 입장에서는요! 치매 걸린 노모 시켜 잡화점을 여는 꼴이라구요! 무슨 동네 망신을 시키려고!"

"이틀! 최대한 피해 안 가게 할 테니 딱 이틀만 하자. 니 엄마 평생을 앉아있던 그 계산대에 다시 앉히면! 내 장담해. 차근차근 기억해낼 거라고!" - page 86 ~ 87

과연 연화의 기억은 돌아오게 될까...?

그들에게 기적은 일어나는 것일까...?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아아악!!! 이러면 제 심장이......!)

뭉클하고도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던 '복길잡화점' 이야기 속으로 다들 떠나보시는 건 어떨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좋았던 기억들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치매'라는 병...

당사자도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심정이란...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소설은 우리에게

결국 사랑이다

를 일러주었습니다.

작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부모 또는 반려자가 '치매'에 걸린다면 이별의 과정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또 울컥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답은 이미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쉽다. 받은 만큼 드리면 된다. 마지막까지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사랑밖에 없을 테니까. 아무쪼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가족에게 덜 미안한 삶을 살길 간절히 바라며, 아주아주 먼 훗날 '그것'이 찾아오더라도 우리의 인생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page 236

덕분에 눈물이 안도감으로, 따스한 사랑으로 번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남편에게 한동안 안 했던 사랑 표현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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