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포 문학의 전형이자 SF 문학의 시초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킨 천재 작가 '메리 셸리'
우리에게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진정한 인간성에 대해 성찰하게 해 주었는데...
이 소설의 탄생이 되었던 여행 에세이라니...!
솔직히 어두울 거라 생각했었는데 너무나도 산뜻한 표지에 놀랐던...!
본격적으로 탄생 비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숨에 19세기 초 알프스로 우리를 데려가는
"특이하지만 낭만적이어서 마음에 들" 여름의 여행
『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

저는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작가 메리 셸리가 사실 여행 작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이 책은
1814년과 1816년 두 여름에 유럽 대륙을 누빈 여행을 기록한 여행기
였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이었던 건 이 작품은 젊은 연인이 감행한 사랑의 도피로 출발했다는데...
영국의 정치철학자 윌리엄 고드윈과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일컬어지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이에서 태어난 메리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고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문학소녀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제자인 퍼시 비시 셸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문제는 퍼시가 아내와 딸을 둔 유부남이라는 것.
가족의 반대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메리의 이복동생 클레어 클레어몬트와 함께 1814년 첫 번째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고
여행 중 뱃속에 있던 아이를 조산해 떠나보내고 다시 임신해 아들을 출산한 후 떠난 두 번째 여행을 떠난...
이 사실을 몰랐다면 이 여행기는 낭만적이었겠지만 알고 나니...
총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는 1814년 7월 영국에서 출발하여 프랑스·스위스·독일·네덜란드를 거쳐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2부에서는 1816년 여름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서 석 달을 보내며 메리 셸리와 퍼시 비시 셸리가 쓴 편지들을
3부에서는 여행에서 보고 겪은 알프스에 깊이 감명한 퍼시가 몽블랑에 대해 노래한 시 <몽블랑>
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초록이 만연한 여름 소나무가 울창한 산, 황량한 바위, 푸른 초목으로 싱그러운 기운을 가득 품고 있는 스위스.
그러다 마주하게 된 폭풍우는 울창한 숲을 어둠의 그림자로 바꾸며 위협적으로 다가오며 묘한 매력을 지녔던,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마주한 사람들을 통해 비로소 『프랑켄슈타인』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다음 날 정오에 도착한 노장이라는 마을은 코사크(우크라이나 일대와 러시아 서남부 지역에 분포한 군사 집단이다 - 옮긴이)에 의해 완전히 폐허로 변해 있었다. 이 야만인들은 전진하는 동안 그야말로 모든 것을 파괴했다. 모스코바와 파괴된 러시아 마을들을 기억했던 것일까. 하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프랑스였다. 집이 불타고 가축이 도살당하고 전 재산을 잃은 마을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있노라니 전쟁에 대한 혐오가 살아났다. 교만한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퍼뜨린 역병으로 망가지고 쇠약해진 나라를 여행해 보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할 감정이었다. - page 29 ~ 31
천둥 번개는 점점 더 요란하고 무서워지고 있어. 이런 뇌우는 처음이야. 우리는 호수 반대편에서 폭풍우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하늘의 여러 지점에서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번개를 관찰해. 높이 솟은 쥐라산맥이 하늘에 깔린 구름의 그림자로 검게 변해 있을 때 번개는 그 위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쏜살같이 움직이지. 그러는 동안 태양은 우리를 보며 응원하듯 빛나고 있을 거야. 어느 날 밤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강한 폭풍이 불었어. 호수가 번쩍이자 쥐라산맥의 소나무가 다 보이는 거 있지. 모든 풍경이 순간 하얗게 빛나더니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고 어둠 속에서 머리 위로 무시무시한 천둥이 쳤어. - page 83
이전엔 정말 몰랐어. 산이 이런 존재인지 미처 상상하지 못했지. 하늘 높이 서 있는 이 거대한 봉우리들이 돌연 내 눈앞에 들어왔을 때 가슴에서 광기와도 같은 황홀한 경이로움이 터져 나오더군. 이게 전부 하나의 풍경이었단 말이네. 모든 것이 우리의 관심과 상상력을 건드렸어. - page 115
당시 열여섯 소녀였던 메리 셸리.
이렇게 낯선 세계로 여행하겠다는 용기가,
그저 스칠 수 있었던 풍경들을 바라보았던 시선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사랑의 도피는 아닌 듯...!)
이 책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이 말이 깊이 울렸습니다.
"언어의 마법으로 네 영혼을 알프스 가까이,
알프스의 산속 계곡과 숲으로 데려다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숲이 알프스에 옷을 입히고
커다란 그림자로 계곡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때 말이야."
이 감정 살려 『프랑켄슈타인』을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