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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님의 서재
  • 연월일
  • 옌롄커
  • 15,120원 (10%840)
  • 2026-05-0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이자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옌롄커'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고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특히나 이 작품이 옌롄커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자, "영감을 얻어 쓴 유일한 소설"이라고 할 만큼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데...

그가 우리에게 전할 메시지에 잠시 귀를 기울여볼까 합니다.


"생명의 고갈 속에 피어난

한 줄기 희망의 빛"


프란츠카프카문학상, 홍루몽상을 수상한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옌롄커가 그려낸

생존과 희생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철학적 우화


『연원일』



"염병한 날씨 같으니라고!" - page 15


천고 이래 최악의 가뭄이 덮쳤던 그해.

마을 사람들은 집과 마당의 문을 굳게 닫아걸고 짐을 짊어진 채 지독한 가뭄을 피해 떠나기 시작합니다.

밤낮으로 사람들의 행렬이 마을 뒤 산길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몰려 나갔는데...


-어서들 가요. 동쪽으로 계속 가라고요.

-할아버지는요?

-우리 집 옥수수에 싹이 났어요.

-그런다고 굶어 죽는 걸 면할 수 있나요?

-내 나이 일흔둘이라 사흘쯤 걷다가 지쳐서 죽을 거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내 마을에서 죽고 싶소. - page 20 ~ 21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떠났고

마을을 통틀어, 산맥 전체를 통틀어 일흔두 살 노인 하나만 남게 됩니다.

아니, 셴 노인과 눈먼 개...


셴 할아버지는 이 황무하고 인적 없는 산맥에 옥수수 종자를 파종하는 풍경을 상상했다. 수확한 옥수수 가운데 한 그릇 정도를 종자로 남겼다가 가뭄이 물러가고 비가 내려 세상 밖으로 나갔던 마을 사람들이 돌아오면 계절에 계절을 이어가며 옥수수씨를 뿌려 이 산맥이 또다시 왕성하게 성장한 옥수수의 푸른 세계로 변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죽은 뒤에 마을 사람들이 무덤 앞에 공덕비를 세워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age 62


하지만 이들에게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그럼에도 서로가 있기에


셴 할아버지가 말했다.

"장남아, 우리 둘이 한 식구가 되어 살아가자꾸나. 어떠냐? 좋으냐, 싫으냐? 반려자가 있다는 건 얼마나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일이냐!"

눈먼 개가 할아버지의 손바닥 한가운데를 핥았다.

셴 할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몇 년 못 살아. 내가 죽을 때까지 네가 옆에 있어준다면 나는 아주 멋지게 가는 셈이 되겠지." - page 35


그리고 옥수수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둘...

결국 그들 앞에 놓인 건...


무덤이었다. - page 163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이 세상에 사람 하나와 씨앗 한 알만 남게 된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라는 문학적 상상에서 시작한 이 작품.

극심한 가뭄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드러난 인간의 무력함과

그럼에도 끝내 지켜져야 할 존엄에 대해 사유하게 해 주었던 

이 작품은

우리에게 극한 상황 속에서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인간다움의 본질을 묻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이 울림을 더한 이유는

이미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전염병의 위엄을, 자연재해를, 전쟁 등 불확실한 미래를 겪고 있기에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을 성찰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 이와 비슷한 말이 있었습니다.


"내일 지구 종말이 와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희망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갖고

불안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내겠다는 '의지'와 '정신력'

선택 앞에 인간다움이란...

나였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자꾸만 움츠러들지만...

그럼에도 자그마한 옥수수 한 알부터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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