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페넬로페님의 서재
  • 위험한 그림들
  • 이원율
  • 20,700원 (10%1,150)
  • 2026-02-20
  • : 3,74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과 화가, 역사.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후암동 미술관' 연재로 많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원율' 기자가 이번에는 

우리가 주로 예술작품으로 접하는 그림을 역사적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역사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

그림 속 장면을 따라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수천 자의 기록보다 강력한 한 장의 그림

읽고 외우는 역사를 넘어, 목격하고 체험하는 역사 속으로


『위험한 그림들』

책은 

선사시대 크로마뇽인이 그린 동굴벽화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수용소까지

역사의 큰 전환점이 된 장면 30가지

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동안 역사를 수천 자의 글로만 이해했다면

하나의 그림으로 텍스트로만 전해질 수 없는 그 순간, 그 사람에게 우리를 데려가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게

해 줌으로써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을 확장시켜주었습니다.


마냥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었던, 어쩌면 당연시 여길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사건들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역사의 흐름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우리의 이야기는 어떤 화가가 어떻게 구성할지가 기대되곤 하였습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과거로만 국한된 것이 아닌 현재에도 울림을 선사해 준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6. 성지를 탈환한 무슬림의 영웅

함께 보는 위험한 그림: 크리스토파노 델 알티시모 <살라딘의 초상화>


과거 십자군(유럽 기독교) 세력에게 빼앗긴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였던 그.

그런데 그의 행보는 너무나도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대를 풀어주겠소. 귀족들 또한 몸값만 주면 풀어주리다."

"우리가 당신과 당신 민족에게 여태껏 해온 악행이 있는데...!"

"이미 많은 희생을 치렀소."


적군에게 보복 대신 자비를 베풀었던 그.

크리스토파노 델 알티시모가 그린 초상화와 같은 모습과 표정이었을까.

침착한 눈빛과 사색 깊은 표정은 전쟁터 안에서는 위엄과 철저함을,

밖에서는 자비와 배려심을 돋보이게 했을,

냉철함 속에 피어나는 뜻밖의 관용

은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사자심왕 리처드와의 대결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리처드 1세가 낙마해 위기에 처하자 "아무리 전쟁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지만, 이토록 용감한 전사가 땅바닥에서 싸우는 건 옳지 않다"며 살라딘이 말을 보내주는 모습


"살라딘이여, 멋진 승부였소. 나는 곧 돌아올 것이오. 그때 결판을 내도록 하지요."

"리처드 1세여,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혹시라도 예루살렘을 누군가에게 빼앗긴다면, 당신 같은 훌륭한 사람에게 빼앗기는 게 좋겠소."


리처드 1세에게서 패기와 결단력을,

살라딘에게서 겸손과 너그러움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그의 행보는 진정한 리더십의 표본으로 남았습니다.


평생 소박하게 산 살라딘은 자기 장례식을 치를 돈조차 넉넉지 않았다. 술탄이었음에도 나무로 짠 투박한 관에 뉘어야 했던 이유다. 훗날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이를 보고 대리석 소재의 고급 관을 전했지만, 그의 겸손한 정신을 기려 시신을 옮기지 않았다. "한번 흘린 피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 관용과 애정으로 신망을 얻어라!" 살라딘은 언젠가 아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고 한다. 이 말은 무엇보다도, 지금의 세계 지도자들이 새겨야 하는 게 아닐까. - page 94

그리고 우리의 세계사를 되돌아보면...

큰 획을 그었던 '세계대전'을 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전쟁.

인간의 잔혹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이 전쟁...

그렇기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함을 자꾸만 되새기게 해 주었는데......!


수많은 참담한 그림들 속에서 유독 저에겐 이 그림이 자꾸만 가슴을 울리곤 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아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손자를 잃은 화가 케테 콜비츠의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백 마디 말보다 이 투박해 보이는 그림이 전한 울림...


이제부터라도 인류는 무한한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지키고, 보듬어야 한다는 경고가 담긴 작품이었다. 한편 아우슈비츠 또한 현재는 이 광기의 순간을 응축한 박물관이 돼 인류를 향해 경고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전쟁이, 이런 참혹한 학살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 page 294


절대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폭격과 파괴가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쟁의 광풍은 또 다른 광풍을 예고할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더 이상 위험한 그림들이, 아픈 그림들이 다음 장을 장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씨앗들이...

더 이상 짓이겨지지 않도록......

이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명화'의 의미 역시도 되새길 수 있었는데...


명화는 명화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가 있지만,

그 안에는 유행, 사회적 분위기, 역사적 사건까지 담긴

시대의 거울이다.


거울삼아 우리는 배우고 나아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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