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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님의 서재
  • 얼굴들
  • 이동원
  • 16,020원 (10%890)
  • 2025-11-24
  • : 1,55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남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만큼

짜릿한 게 또 있나요?"

잔인한 말이지만...

인터넷 세상을 보면...

사실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얼굴들...

그 민낯은 어떨지...

선한 얼굴 뒤에 감춰진 잔혹한 얼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언니도 나랑 같잖아요.

왜 날 그런 눈으로 봐요?"

돈과 명예에 눈이 먼 자,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자,

오직 자신의 쾌락에 굴복한 자…

선의 가면을 쓴 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악인의 얼굴을 비추다.

『얼굴들』


1997년 12월 30일,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었다. - page 9

전원이 살인자, 스물여섯 명이 집행 대상자였습니다.

여섯 번째 사형수 한바로.

"누구도 사자가 양을 먹어 치우는 것을 죄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살인자로 태어났고, 살인을 하지 않는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 살인을 했을 뿐이다."

한바로는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남자아이 여섯 명을 죽였었는데...

사형장에 들어온 한바로는 상기된 얼굴이었습니다.

죽음을 고대하는 것 같은...

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그 아이가 보고 싶네요."

...

"지금은 얼마나 컸으려나..."

일곱 번째 아동 연쇄살인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아 경찰이 된 '오광심'

그녀는 소위 '피 냄새-선량한 인간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광심에게는 진한 피 냄새가 풍겨서-'를 맡았었습니다.

한바로와 미화를 알아보았던 것처럼 그들도 광심을 알아보았었는데...

"언니도 나랑 같잖아요. 왜 날 그런 눈으로 봐요?"

사이코패스와 경찰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살인범을 검거해나가던 광심은 선배 형사 황옥호로부터 한 남자를 소개받게 됩니다.

최고급 아파트 꼭대기층에 살며 얼굴 없는 작가로 살아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주해환'

'그도 나처럼 저주에 걸렸는가. 그래서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않고, 저 위에 숨어 사는 것인가.'

옥호에게 들은 거라곤 해환이 여자 형사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려 하니 취재에 응해달라는 것이었고

마치 해환은 광심을 만나기 전부터 광심의 존재를 파악한 것 같아 위협적이라 생각하던 찰나

옥호의 차가 빗속을 뚫고 달려서 도착한 동네는 부촌 주택가였다. 옥호와 광심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비를 피해 대문 처마로 뛰어들었다. 옥호가 인터폰을 누르자 문이 열리고 안쪽에서 사람이 나왔다. 집의 안주인, 천현숙이었다. 천현숙은 당장 울 것 같은 얼굴로 나타나 옥호와 광심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오셨습니까?" - page 55 ~ 56

이 집의 주인이자 학자이며 작가인, 몇 년 전에 방송에 출연하고부터 대중에 널리 알려진 스타 강사 '고보경'

그의 딸 고영혜 실종 사건을 비밀리에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향해 달릴수록 가면 속 추악한 얼굴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당신이 내 아버지였다면."

광심의 목소리가 다른 모든 소리를 덮었다. 고보경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난 당신을 죽였을 거야."

광심이 한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 page 264

책 속에 등장한 얼굴들

돈과 명예에 눈이 먼 자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자

오직 자신의 쾌락에 굴복한 자

손가락질로 비난을 해 보는데...

막상 남아있는 손가락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과연 나는 어떤가......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광심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하였었는데 그런 그녀에게 건넨 해환의 말이

"경위님은 잘못되지 않았어요. 경위님은 평범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낭떠러지 끝에 매달렸던 광심을 붙잡아주었던 이 말이

그리고 옥호가 광심에게 했던 말이

"존재만으로 도움이 되지."

이 울림들이 비로소 광심이 광심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사람'에게도 악이 있을 수 있음에

우리 모두 윤리적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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