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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님의 서재
  • 레슨
  • 이언 매큐언
  • 19,800원 (10%1,100)
  • 2025-11-10
  • : 17,22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문학의 거장, 소설가들의 소설가로 불리는 작가

'이언 매큐언'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를 『속죄』로 처음 접하게 되었었는데...

뚜렷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순식간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고

이 작가님의 행보를 주목하며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번 소설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바로 그의 '첫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

과연 이 소설은 어떤 매력을 지닐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한 남자의 생애를 통해 그려낸 개인과 역사의 본질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는 이언 매큐언의 자전적 소설


『레슨』

그건 불면증에 동반된 기억이지 꿈이 아니었다. 또다시 피아노 레슨이었다-오렌지색 타일이 깔린 바닥, 높다란 창 하나, 보건실 근처 빈방에 놓인 새 업라이트피아노. 그는 열한 살이었고, 초보자용으로 나온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첫번째 전주곡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는 그 곡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 곡이 유명한지 아닌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 곡에는 때와 장소의 연결성이 없었다. 누군가 힘들게 그 곡을 썼으리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 음악은 그냥 거기 있는 것, 학교에 관련된 것, 혹은 겨울 소나무숲처럼 어두운 것, 오직 그에게만 존재하는 것, 그만의 차가운 슬픔의 미로였다. 그리고 결코 그를 놓아주지 않을 터였다. - page 13


'롤런드 베인스'

삼십 대의 롤런드가 어린 시절의 피아노 레슨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열한 살의 롤런드.

무섭고 엄격한 피아노 선생 '미리엄 코넬'을 만나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뛰어넘어 참신한 방법들로 롤런드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던 그녀.

결국 그에게 집착하는 선생 곁에서 떠나기 위해 대학과 음악적 재능을 포기하고 떠도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다 지금의 아내 '앨리사'를 만나게 됩니다.

행복한 결혼, 이제는 7개월 된 아들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나 찾지 마. 난 괜찮아. 당신 잘못이 아냐. 당신을 사랑하지만 영원히 떠나는 거야. 그동안 난 잘못 살아왔어. 부디 나를 용서해줘.


침대 위 그의 베개 위에 올려놓은 쪽지와 그녀가 쓰던 집 열쇠가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사랑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을까?

출산이 잘못된 삶이었을까?

도대체 그는 자신의 어떤 결점이 문제였는지 알 수 없어 자신의 전부를 탓했습니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앨리사의 쪽지와 실종에 대해 경찰에 신고한 그는 오히려 용의자로 의심을 받고...

낡은 집과 형편없는 수입, 무엇보다 갓난아이를 육아해야 하는 현실 앞에 자신의 꿈보다는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며 힘겹게 살아가게 됩니다.


그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고...

세월은 흘러 어느새 노인이 된 그.

회한과 아쉬움 속에 그는 손녀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한 남자의 일대기는 막을 내리게 되는데...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 남자의 인생을 덤덤히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그때 대학에 진학했다면...?

피아니스트의 삶을 살았다면...?

아내가 떠나지 않았거나 다시 돌아왔다면...?

그의 삶은 어땠을까...?

그건 또 다른 시련들이 있었을 테고...

선택의 순간이 있었을 테고...

우리 역시도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와 미련이 남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것을.

그게 인생사라는 걸 롤런드를 통해 새삼 느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

그걸로 됐다...


책을 덮고 나서 낮은 탄식과 함께 뱉게 되었던 말이었습니다.


두께만큼 묵직한 울림을 주었던 이 소설.

롤런드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지면서 그가 전한 인생의 '레슨' 수업은 우리에게


"괜찮아."


깊고 따뜻한 시선을 남긴 채 마쳐졌습니다.

덕분에 오늘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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