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을 남을 웃기는 일이다.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 p147
이 책의 저자는 '무한도전'과 같은 굴지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외에도 '놀러와'를 만들고,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를 기획한 MBC 소속 예능 PD이다.
어릴 때 안방에서 웃음을 책임지고 누구보다 앞서 달리며 누군가를 구원하는 길을 개척해나갔다.
방송이 끝나가는 걸 아쉬워하는 시청자들 앞에 그들은 말한다.
그럼 다음주에 봐요.
다음주가 되어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다른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티브이에 눈을 못 떼던 소년은 이제 어른이 되었다.
이를 '무도 키즈'라고 부른다.
동시에 '1박 2일 키즈'이기도 했다.
토요일 오후에는 무한도전을 봤고, 일요일 오후에는 1박 2일을 봤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어찌 되었건 한없이 고독했던 시절을 책임지던 주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쳤다. 아니 카세트 테이프를 플레이어에 넣어 버튼을 눌렀다.
화자는 마흔 중반이 된 코미디언 출신 택시 운전사가 나온다.
현재 그는 택시를 몰며 손님에게 삐에로 코를 달고 작은 스케치 코미디를 보여준다.
그의 목표는 오직 하루에 한 사람 이상을 웃기는 것.
한 사람이라도 웃음을 전파했다면 자신에게도 그 웃음은 전해져와 하루가 행복했다.
지금의 인생은 카세트 테이프로 따지면 SIDE A.
그는 애초에 코미디언을 할 깜냥도, 다른 사람을 웃기고 싶다는 생각도, 재량도 없었다.
원래 그는 작은 교회의 전도사였다.
과거로 돌아간다.
지난 인생은 카세트 테이프로 따지면 SIDE B.
A와 B를 오가는 시간대 속에서 그는 어찌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며, 그들은 '나는 코미디언이다'라고 증명해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이프에 들려오는 그 시절 방송국 코미디언 다섯 명의 18기 동기들의 웃기는 이야기.
하지만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은가.
그저 웃었다.
라고 한다면 그게 어떤 웃음인지 글로 접한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에서 울리는 웃음은 정말 즐거워서 웃기도 하며, 서러워서 웃고, 울 것 같을 때에도 웃었다.
그저 그런 성공을 달리는 책이 아니다.
그들이 달려간 끝에는 남들과 다른 성공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을 웃기고 그 사람을 구원에 이르는 길.
그리고 코미디언 본인 조차도 구원에 이르는 길.
천국에는 코미디가 존재하지 않는대.
코미디의 원천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니까.
연예대상 p327
나는 천국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천국이 그 자리에 분명히 존재함을 믿고 있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곳에 태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정말 방송국 코미디의 현장에서 뛰는 인물처럼 이리저리 스튜디오를 뛰어다녔다.
그 시절 신입 코미디언의 수칙이라는 것도 있으며, 집합을 때리고 체벌을 가하는 그런 일이 빈번히 벌어졌다.
입만 열지 않았지.
그저 묻어두고 지나간 일은 많았다.
나는 웃긴 코미디 프로그램을 볼 때에는 그런 이들의 뒷배경을 몰랐다.
그들은 모두 남을 웃기기 이전에 살아남으려고 버텼고, 끝까지 살아남아 웃기는 일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다섯 명의 주인공.
전직 전도사 출신 최도사.
나주 카사노바 김철수.
마장동에서 고기를 팔던 마우돈.
Y대 출신에 나사 연구원 아버지를 둔 나우주.
배우가 꿈인 조은별.
이들은 모두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상경했다.
나는 그들이 꿈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을 떨며 책을 넘겼다.
중간 중간 터져나오는 실소와 더불어 과거에 묻어둬야만 했던 아픈 상처.
그리고 그들이 만든 코너 속에서 보여주던 케미와 개그까지 울고 웃으며 이 책을 덮었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아 이 책은 행복을 전하는 책이라고도 생각했다.
행복을 전하는 책을 나열하라고 한다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이 '코미디의 영광'이지 않을까.
영광은 남이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리라.
그건 분명 행복을 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리라.
코미디는 이제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유튜브 숏폼을 넘겨도 우리는 소소한 웃음을 주는 코미디를 접할 수가 있다.
우리는 핑거를 누르면서 피식하고 웃는다.
그리고 손가락을 오므리며 그 시절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보던 시절로 돌아갔다.
내일도 다음주를 기대하며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코미디가 필요하다.
어질어질한 폭소와 주체할 수 없는 실소 사이에서 우리들은 피에로 코를 달고 이곳이 마치 천국인 양 굴어보자.
이 책을 덮으며 난 혼자 중얼거려보았다.
'시간이 약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픈 일이 있어도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면 안되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본다.
코미디는 네버 다이!
그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코미디 포에버!
나는 코미디언이다 p368
코미디는 네버 다이.
코미디는 포에버.
그리고 지나온 내게 있어서도 시간이 약이라고 치부해서도 안된다.
인생은 코미디.
코미디는 기쁨이 아니라 슬픔에서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코미디.
아무리 아이러니하고 어이없어도 그래도 앞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난 시간이 약이라는 걸 마시고 싶지 않아 입을 떼어 말하고 싶다.
나는 네버 다이.
나는 뽀에버.
뒤가 아닌 앞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나는 행복하다.
반대로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나는 불행하다.
그렇기에 인생은 비극과 희극이 공존한다.
앞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그땐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먹고사는 게 절박했고
용기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많이 자책하고 후회했습니다.
나는 코미디언이다 p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