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개하는 책📚
이 책에 등장하는 100명의 디자이너는 각자가 선보이는 디자인으로 자신을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또렷한 선언이 아니라, 오래 쓰다 보니 손자국이 남은 가구처럼 선명하다.
이 책의 소개글에서 우리는 삶이 풍족할 때 의자를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건 마치 삶의 허전함과도 동일한 것이리라.
지금껏 수고한 내게 내리는 하나의 선물과도 같은 것.
이전에는 의자 생각도 못하다가 조금 여유로워지는 순간 포근한 의자, 몸에 딱 맞는 의자에 앉고 싶어 여기저기 의자를 알아보고 있다.
방 한켠에 놓인 의자 하나에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활을 알 수 있듯 그 곳에 한 사람의 편안함과 행복이 담겨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며📖
각 시대마다 변해가는 세월 속에서 이들이 만든 의자와 테이블, 조명과 공간은 유행을 따라 움직이기보다,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책장을 넘기다가 나는 종종 디자인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되었다.
어떤 가구의 각이 진 모서리와 소재에는 타협을 거부해온 삶이 느껴졌고, 필요 이상의 장식을 덜어낸 형태에서는 오랫동안 고민해온 사유의 시간이 읽혔다.
이들이 만드는 디자인은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각자의 삶과 생각이 응고된 하나의 문장처럼 보였다.
나 역시 내 삶의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들, 무심코 지나치는 공간들 속에 과연 나는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편리함만을 기준으로 선택한 것들 사이에서, 나의 태도나 신념은 얼마나 드러나 있는지 묻게 된다.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이 삶의 결과라면, 나에게도 나의 선택들은 이미 어떤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을까.
나는 고개를 돌려 내가 자취하는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주변에서는 늘 맥시멈리스트라는 소리를 듣는 탓에 집에는 쓸데 없는 물건이나 책이 쌓여갔다.
지갑은 빈약했지만, 마음은 풍족했고 이들이 내 삶을 만드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씩 정리해야겠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방에 들어찬 물건들은 내게 말한다.
네 삶을 구성하는 날 어떻게 버릴 수가 있냐고.
내 삶을 위해 나는 물건을 버리지 않았다.
가능하면 오래 쓰고 싶어서 자주 쓰다가 그들이 지쳐가고 낡아갈 때가 찾아오면 그 날 그들을 보내주었다.
목때가 타거나, 늘어난 옷은 어딘가에서 재활용되어 다시 쓰임받기를 바랐다.
버려지는 가전제품이나 소파는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보냈다.
"인터뷰에서 모리슨은 디자이너 이름은 없어도 오랫동안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물건이 내뿜는 분위기에서 자극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것들이야말로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오래 쓰여 손때가 묻은 물건은 아우라가 생기고, 제가 놓인 공간을 정의하기에 이른다."
『삶을 위한 디자인』은 디자인을 통해 삶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삶이 어떻게 디자인으로 스며드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들의 가구와 디자인은 각자의 삶을 반영하고,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흔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잘 만든 디자인’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 각자의 삶 또한 어떤 모양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조용히 되묻는다.
책을 덮으며📔
자 이제 내가 머무는 공간을 상상해보자.
먼저 문을 열면 방이 몇 개 보일 것이고, 주방이나 화장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우리는 먼저 어떤 공간으로 뛰어드는가?
바로 침대에 뛰어들고 싶다면 침대를 자신의 생활 리듬이나 몸 상태에 맞게 디자인해도 좋다.
혹은 책을 좋아한다면 여유로운 서재와 아담한 소파가 함께 이뤄진 나만의 독서 공간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당신은 어디에 가장 오래 머무는가.
이 질문의 끝에서 지금 세계를 대표하는 100명의 디자이너는 말한다.
단순히 아름다움에서 끝나는 디자인이 아닌 사용자를 생각하는 기획방식과 철학, 그리고 작업방식 속에서 삶을 위한 디자인이 만들어진다고.
누군가에게 디자인은 색이 선명하게 드러난 화려함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조명이 방을 비추고 있는 편안함일 수도 있다.
다른 이에게는 무심함처럼 다가와서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친근함일 수도 있다.
당신에게 있어 삶을 이루는 디자인은 무엇인가?
이 책을 통해 나는 어떤 디자인을 원하며 더 나아가 내 삶에 있어 편히 쉴 수 있는 의자 하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 모리슨은 디자이너 이름은 없어도 오랫동안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물건이 내뿜는 분위기에서 자극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것들이야말로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오래 쓰여 손때가 묻은 물건은 아우라가 생기고, 제가 놓인 공간을 정의하기에 이른다. - 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