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핑되어있는 책은 뭔가 두근두근거린다.
내가 이 책을 펼치는 첫 독자다! 하는 마음도 그렇지만
뭔가 이 안에 아무에게나 허락할 수 없는
무언가가 들어있다! 라는 기분을 주기 때문.
비닐 벗기니까 표지가 매트하고 부들부들 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양털같은 표지라고 해야할까.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는 질감이었다.
이 책은 초판 한정으로 크리스마스 엽서가 들어있기 때문에 랩핑 하셨구나! 했는데 아니었다!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안에 소소한 이벤트성 페이지가 있었다!ㅎㅎㅎ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양옷을 입고 다니는 '양사나이'는
양사나이들의 중요한 날인 성聖 양 어르신의
추모를 위한 노래를 작곡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그런데 4달의 시간이 지나 약속기한이 가까워질때까지
전혀 작곡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되는 양 사나이!
과연 그는 작곡을 할 수 있게 될까? 하는 이야기.
근데 '성聖 양 어르신'이야기 조금 위험하지 않나 싶었는데
나름 귀엽게 마무리 되어서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양사나이... 귀엽..
양 사나이가 작곡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이야기가
어이없지만 귀엽다.
그건 바로,
작년 12월 24일에 구멍난 음식인 도너츠를 먹었기 때문!
성양의 날에는 구멍뚫린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저주받아버린 양사나이..
이런 페이지들 때문에 랩핑이 되어있었나봐!
여튼, 여러 시련을 거치고 거쳐
결국 결말에 도달하고 마는 양 사나이.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색다른 ? 동화책이었다.
무엇보다 그림이 너무 귀여워!
이우일작가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협업한 동화책.
요론 협업이 자주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
요책은 하루키스러움이 한 30%만 있었다고 해야하나?
엉뚱한 상상력은 여전했지만
좀더 순한맛이어서 신기했던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와중에 양사나이가 외면받는 설정이나
등등의 블랙유머적인 부분은 확실히 하루키스럽기도 하고..
색다른 조합이라 의외로 괜찮았다.
하루키작가님이 더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소소하게 귀여운 동화책.
물론,, 그,, 성양씨 이야기는 조금,, 그랬지마는..
크리스마스마다 한두번씩 꺼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귀여워..양사나이..
이번 책은 하루키스러우면서도 하루키답지 않은(?)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 기존의 하루키 팬이거나
혹은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
모두가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후자에 가까웠던 나는 꽤 괜찮게 읽었다.
특히 양사나이! ㅎㅎ
크리스마스라는 말이나 그 분위기는
참 사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서
특히 더 좋았어서인지
양사나이가 앞으로도 자주 생각날 것 같다.
앨리스같기도 하고 변태아저씨같기도 한 양사나이야.
시련에 굴하지 말고 같이 열심히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