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은 어떻게 써야 하는걸까?
아들이 2학년이어서 고학년 아이들 책은 아직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 우려와 다르게 9살 아들은 한 호흡으로 읽어내린 책이다.
재미있단다. 자연스럽게 나도 읽게 된다. 나 또한 단숨에 읽어내렸다.
70년대 농촌의 풍경 묘사나 시대적 아픔의 설명도 있다.
나 또한 같은 세대이고 책 속 엄마의 바램처럼 우리 엄마도 하지 못한 공부의 한을 풀어줄 큰 딸이기도 했다.
반면 학비가 버거웠던 내 아버지의 마음도 들어 있다. 그래도 한이 된 엄마를 이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딸만 넷이던 우리집에도 나랑 띠동갑 아들이 태어났기에 천기저귀 갈아주고 업고 지내었고
양희처럼 나도 글쓰기를 잘해 문예반 활동이며 작가를 꿈꾸고 홀로 서울 외가에 보내진..
내 속에서 큰언니 영순이 모습도, 막내 영희 마음도 무두 읽힌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 딸의 마음엔 공감이 되지 않았다.
왜...?
난 아이였을 뿐이다. 시골 생활에서의 탈출은, 내꿈을 이루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함을 느끼지만 당장에 감성은 그또래 아이였을뿐이다. 되려 큰 딸로서의 부담이 크기도 했다.
책속의 영순이 영숙이는 마치 너무도 바른 어른들이 체구만 작아진 아이들처럼 보인다.그것이 불편했다.
다행히 막내 영희의 시선으로 그려져 위로 아닌 위로도 됐다.
도대체 공부가 뭐야?
풍료로운 이 시대 아이들은 정말 공부가 뭐라고 생각할까?
절박하게 상황을 헤쳐나갈 그것?
자신의 꿈을 이룰 씨앗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정작 아이들 보다 자식을 통해 여전히 자신의 꿈을 이루고픈 부모들의 속빈 씨앗은 아닐까.
나는 다만 이 책을 통해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논에 물을 대어 썰매를 타고, 돼지 잡아 동네 잔치를 하고 빨간 고무통에 목욕하던 풍경을 떠올려 볼 수 없는 지금의 아이들이 상상해가며 읽어 봤음 좋겠다.
작가가 섬세하게 묘사한 그런 풍경을 꿈 꾸듯 그리며 읽었음 좋겠다.
그래서 잠시나마 이 책속에서 두메산골로 여행하듯 아이들 머리속이 맑아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