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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정재환 외
  • 12,420원 (10%690)
  • 2021-06-17
  • : 63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이름 한 번 길다. 아스트랄은 뭔 뜻인지 잘 모르겠고, (아스트랄계라는 말은 들어봤다.) 개그는 웃긴 거, 크로스오버는 서로 다른 걸 엮는 거고, 단편집은 이름 그대로 짧은 이야기다. 그럼 내가 모르는 단어는 아스트랄. 인터넷 백과사전에 검색해보니 뭔가 신기한 것을 봤을 때, 4차원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란다. 그럼 이 단편집은 웃긴데 뭔가 4차원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말인가? 궁금한 건 못 참지! 읽어봤다.

 

이번 서평은 이 책처럼 아스트랄 (?)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전체적인 감상평을 적고 각각의 단편들에 대한 100자평을 적을 것이다. 그리고 내 맘대로 best 3편을 뽑아보겠다.

일단 총평을 해보자면 읽는 내내 풉풉 거리게 만든다. ‘이게 뭔 소리지?’하는 부분이 있지만 모든 이야기에 기본으로 개그 요소가 들어간다. 또 11편의 단편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첫 번째 소설 ‘창고’를 통해 ‘우리가 이런 개그 보여줄거야, 웃기지?’ 이런 느낌이고, 이어지는 단편들을 통해 분위기를 쭉 이어가다 마지막 ‘목탁솔로’에 이르면 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까지 한다.


11편의 단편이 각각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낸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대로 best 3편을 뽑자면 ‘오징어를 위하여’, ‘you are what you eat', '무한마계지하던전’이다. 세편을 뽑았고 이제부터는 각 단편들에 대한 100자평을 적어보겠다.

 

1. 창고

 

어이가 없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박부장은 또라이 중의 또라이였다는 거다. 맨 처음 시작이 이 소설인 게 신의 한수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한 방에 알려주는 그런 소설이다.

 

2. 오징어를 위하여

 

특이하고 색다른 이야기다. 우리가 즐겨먹는 오징어가 사람의 모습이라면 어떨까하는 질문의 답을 주는 것만 같은 소설이다. (스포일러) 마지막에 오진오 다리를 불태웠는데 맛있는 냄새가 난다는 것도 충격이다. 환경, 채식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 같다.

 

3.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

 

죽은 운명인 임여사가 저승사자들이 즐겨 읽는 소설의 작가였다. 그래서 염라대왕에게 빌고 빌어 그녀를 살려주는데.. 임여사는 복도 많다. 저승사자도 홀리는 그녀의 소설. 나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4.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

 

솔직히 대놓고 드러내기 어려운 질환인데 이걸 주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게 신박하다. 결말 부분이 유쾌하다. 또 주인공이 여잔데 발기부전인 것도 웃기다.

 

5. 당신이 평창입니다

 

정말 아스트랄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백수 생활을 이어가던 주인공이 평창올림픽이 되었다는 건가? 모든 단편 중에 분량이 가장 짧다.

 

6. 생매장 여관의 기이

 

이것도 독특하다. 외계인도 나오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나오고, 생매장 여관에서 만나고 퀴어퍼레이드를 간다. 약간 기승전퀴어퍼레이드 느낌도 없지 않다.

 

7. you are what you eat

 

내가 꼽은 베스트 3편 중 한 편이다. 내가 먹은 음식이 정말 내가 된다. 채식을 한 사람들만 그대로고, 채소 아닌 다른 동물을 먹은 사람들은 모두 그 동물로 변한다. 결말 부분이 생각보다 철학적이다.

 

8. 무한마계지하던전

 

설정이 신박하다. 예전부터 인천을 마계인천이라고 비하하듯이 부르는 걸 소재로 삼아 용자와 마왕의 대결 구도를 재미있게 그려낸다. (스포일러) 마계인천주민인 용자가 마왕을 무너뜨려야 하는데 마왕의 미모에 반해 마계로 건너가 취업 준비를 한다. 요정들은 마왕을 상대할 다음 용자를 찾게 되는데.. 마계인천이라는 말이 있듯 인천 주민들 또한 마계 주민다운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9.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이것도 공간적 배경이 인천이다. 맥아더 장군님이 한국의 어떤 무당 몸에 들어간 설정이다. 만우절 날 이뤄지는 맥아더 보살님의 만우절 같은 이야기다.

 

10.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죽었던 조상님들이 살아 돌아왔다. 조상에 조상에 조상..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정말 큰 일이 생기고 만다.

 

11. 목탁솔로

 

목탁소리에 빠져서 진지하게 목탁을 연습한다. 어떤 사건이 발생해 도심 한복판에서 목탁을 치게 되고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유튜브에 인기스타가 되어 결국 아이돌로 데뷔하게 된다. 정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한 내용이다.

 

이로써 서평을 마친다. 마치기 전에 목탁솔로에 나온 부처님의 말씀을 전한다.

“원래대로라면 너에게 빌려준 극락의 힘을 돌려받아야 마땅하나 그대로 두려 한다. 사바세계를 구르며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거라. 너는 부여 받은 그 힘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안식을 줄 것이다. 원하는 만큼 유명해지거라. 다만, 네가 행하는 모든 소리에 극락이 깃들어 있음을 가벼이 여기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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