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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 그대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 주민아
  • 13,500원 (10%750)
  • 2021-04-07
  • : 188

 

이 책은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영감을 주고 영화가 길잡이가 되어 영적 차원에서 영화를 다시 읽어보는 저자 ‘주민아’의 에세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영화라는 필터를 통해서라면, 말하자면 ‘호킨스스러운’ 메시지의 소박한 끝자락이라도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뎌 보고자 했다”고 밝힌다. ‘호킨스스러운’ 메시지라,, 의식의 지도만 알고 있을 뿐 호킨스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호킨스스러운’ 메시지가 무엇일지 추측하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처음에는 영화를 추천받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 요량이었으나 막상 읽어보니 가볍게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책 내용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었지만 영화는 거둘 뿐, 영화 자체가 이 책의 목적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중요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었다. 비중을 따지자면 ‘호킨스스러운’ 메시지 60, 영화 이야기 40 정도였다.

 

책은 호킨스 박사가 측정한 216편의 영화 중 19편의 영화를 다룬다. 날빛의 역사를 달빛의 신화로 바꾼 ‘포레스트 검프’, 잃어버린 흑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찾아 떠나는 ‘컬러 퍼플’, 불멸을 꿈꾸는 인간의 운명을 그린 ‘아마데우스’, 사랑의 용기를 담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진리로 향하는 여정을 다룬 ‘크리스마스 캐롤’ 등 완벽함이나 논리가 아닌 영화가 가진 심장으로 영화를 다시 읽어보게 한다. 저자는 간단한 영화 리뷰와 더불어 호킨스의 입을 빌려 영화의 영혼을 비춘다. 나는 호킨스에 대해 잘 몰랐지만, 호킨스 전문가인 저자 덕분에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영화 속 찰나의 순간을 담은 대사는 물론 비슷한 결을 취하는 문학 작품도 소개한다.

 

읽다가 마음에 남았던 문장을 몇 개 소개한다. p.28 “추락하지 않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느낌이야. 가장 힘든 건,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냐하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 항상 그걸 찾는 게 너무나 어려워.” p.46 “변하지 않는 것은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고 ‘장차 올 과거’이기도 하다. ‘예스터-모로, 어제와 내일이 혼재하는 시제를 나는 살고 싶어 한다. 그렇게 살면서 어제와 내일의 이음매가 되고 싶어 한다.” p.57 “문명이 진보하면서, 가치 있는 기술은 덜 육체적이고 보다 정신적이거나 창조적으로 되고, 양성의 사회적 지위는 점차 평등에 가까워진다. 현대 세계에서는 의식 진화에 더해 교육과 지성이 결정적 요인이다.” p.106 “인간의 기억은 세월의 흐름에 윤색되거나 흩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시간을 이겨 내고 결정적인 한 순간을 기억의 바닷 속에서 훌쩍 건져 올리기도 한다.” p.141 “문학은, 영화는, 예술은 그렇게 삶의 이치를 스며내는 시간의 눈금이다.”

 

5개만 꼽기가 힘들 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많았다. 영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나름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나온 영화 중 내가 본 영화는 고작 2편뿐이었다. 이 책 덕분에 나머지 17편의 영화를 봐야할 이유가 생겼다.

 

p.s) 이맘때면 생각나는 그들에게 영화 ‘벤허’를 소개하는 글, ‘4월에 봄비가 내리거든’의 적힌 문장을 선물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4월에 봄비가 내리거든 하늘에서 푸르른 별들이 지상에 보내는 손짓이라 생각하고 따뜻하게 그 손을 꼭 잡을게. 그 4월에 초록의 노래를 들으며 봄비를 맞아도 되겠니? 그 노래가 끝나면 목련꽃 그늘 아래 서서 천상으로 보내는 편지를 읽어 주어도 괜찮겠니? 그러다 어느 길모퉁이 이름 모를 작은 성당에 들어가, 밤하늘 별빛을 닮은 파란 촛불 하나 밝혀도 되겠니?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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