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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 아만다 리틀
  • 18,000원 (10%1,000)
  • 2021-01-15
  • : 768

우리는 음식에 무엇보다 진심이다. 맛집, 먹방, 먹스타그램 등 음식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고 밖을 나가면 음식점, 카페, 마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의 위기를 상상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우리 눈에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치 조금만 더 불면 터질 것 같은 풍선 안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풍선이 터지기 전까지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쳐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 풍선은 터지지 않았고 부풀어가는 풍선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일명 ‘음식의 모험가들’이다. 음식의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이는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글쓰기 교수님인 ‘아만다 리틀’이다.

 

이 책은 더 뜨겁고, 더 메마르고, 더 인구가 많은 세상을 꾸준하고 공평하게 먹여 살릴 수 있을지,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의 사슬을 탐구하기 위해 나선다. 13장의 목차는 13곳의 장소로, 음식의 모험가들을 만난다. IPCC에 따르면 2040년이면 대기 온도가 1.5도 상승해 우리의 생활 모습이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10년 후,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음식의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들은 전통적인 농업과 급진적인 신기술을 융합해 환경을 건강하게 복원하면서도 음식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잡초만 골라 죽이는 로봇을 구상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네트워킹 도구를 도입해 작물의 성장을 돕는 스마트 파밍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한 고기를 만들고, 고대 작물을 복원하기도 한다.

 

사슬의 초기 연결고리는 황소에 쟁기를 매단 메소포타미아 농부로부터 시작한다. 당시로 따지면 황소에 쟁기를 매단 일은 혁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로 인해 농업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새로운 계급인 상인이 등장한다. 상인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무역의 발달로 이어지고 이는 정치 권력이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 아주 오래전부터 식량 공급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통해 자연 시스템을 바꾸었다. 1960년대에 일어난 녹색 혁명도 이에 해당한다. 녹색 혁명은 기계화된 대형 농장이 등장하며 획기적인 식량 생산을 이루었지만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다시 오늘날로 돌아와 2016년 미국 위스콘신주의 사과 농사를 짓는 퍼거슨 씨는 때 이른 한파로 사과 농사에 실패했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나무의 큰 고통을 주었고 극단적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과 재배를 위해 서리 방지용 송풍기를 도입했다. 6장에서는 미국 뉴저지의 수직농장을 소개한다. 세계적으로 실내 농업의 부상은 부분적으로 경작 가능한 땅의 감소에 대응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고도로 통제된 농업은 그에 따른 위험도 증가한다. 시스템에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면 식물이 고통받기 때문이다. 7장의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도 흥미롭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 업체인 마린 하베스트는 연어 양식업을 통해 연어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바다 양식에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해파리 떼, 녹조 현상, 바다이가 대표적인 위험 요소다. 특히 바다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마린 하베스트의 CEO인 아스코그는 바다이를 박멸하기 위한 로봇을 만들어 바다이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단단한 고분자 물질로 만든 둥근 양식장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미래의 음식으로 소개된 13장의 3D 프린터 음식도 새롭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네이틱에 있는 육군개발및엔지니어링센터의 식품혁신연구소가 바로 미래의 음식을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신기하게도 육군센터의 식품혁신연구소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식품을 개발하는 이유는 병사들의 식량 문제와 연관이 있어서다. 연구소장 오렉시크는 이렇게 말한다. “전투에 나서는 병사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완전한 주문형 식사를 출력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오렉시크는 자신의 연구소를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웡카의 경이로움이 가득한 공장’이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음식의 모험가들이 도전하고 있는 여러 실험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비판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저자는 다가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직접 그 현장을 탐구하며 현실을 가리는 거품을 터트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리라. 저자의 솔직 담백한 문체도 현실의 거품을 터트리는데 한몫한다. 식량과 관련된 신기술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나도 이 책을 통해 장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우리는 하나뿐이되 거기에 이르는 길을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음식의 모험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더 나은 미래에 이르는 길을 가고 있다. 다가올 미래의 우리의 식탁 위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기대되기도 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여러 난관을 극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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