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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0309님의 서재
  •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 김헌
  • 18,000원 (10%1,000)
  • 2022-03-30
  • : 4,471

그리스 로마 신화는 상식처럼 여겨진다. 다들 매일 신화 이야기를 읽는 것인지, 아무렇지 않게 신화 속 등장인물로 비유하고 심지어는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우리나라 신화도 아니고 저 멀리 바다 건너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는지.


나는 운 좋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이 유행하던 시기에 어린아이였다. 도서관에서 늘 만화책이 닳도록 읽었고, 나도 모르게 서양 고전의 중심인 신화를 학습하게 됐다. 어느 정도의 기반이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뒤죽박죽 섞여 있는 이야기와 헷갈리는 이름들에 힘들 때가 있다. 특히, 상식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나 홀로 신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신화 공부를 해보려 시도해도, 그마저도 쉽진 않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이 책을 읽게 됐다.


여러 신화와 관련된 책을 읽어왔지만, 원전인 <변신 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책은 어려워서 읽다가 멈추길 반복했다. 그러나 이 <김헌의 그리스로마신화>는 어렵지 않게, 마치 옆에서 옛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게 읽힌다. 입문서로 추천할만한 재밌는 책이다.


특히 재밌었던 챕터 몇 편을 뽑아보자면,

- 카오스, 천지 창조의 하품을 하다

- 야누스, 세상의 문을 열다

- 클뤼타임네스트라, 자식들의 손에 죽다

- 사랑의 비밀,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위 네 파트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책은 챕터별로 이루어져 있고, 파트별로 강의처럼 진행된다. 딱딱한 인문학 서적처럼 쓰인 것이 아니라, 말하듯 보이는 자연스러운 어투이다. 또, 파트마다 신화에서 궁금했던 것, 얘 누구지? 싶은 사건과 등장인물 위주로 짤막하게 설명해준 것이 매력이다. 바쁘고 집중력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이 짧은 챕터를 한 편씩 읽으며 학습하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좋았던 건, 뒤죽박죽 섞여 있던 사건과 등장인물을 정리해준다는 것이다. 또, 이게 신화였나... 싶었던 것들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심지어는 몰랐던 사건까지 소개해주어 즐거웠다.


아쉬운 점을 한 가지 뽑으라면, 가계도나 표로 정리되었으면 좋겠다고 여겨진 것들이 없는 점이었다. 등장인물이 많고, 특히 앞부분 신들의 계보를 정리하면 좋은 곳에도 한눈에 파악하기 좋은 가계도는 없었다. 이게 추가되었다면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을 듯하다.


이 책은 단순히 신화만을 소개한 게 아니다. 인문학적 지식, 그 시대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 철학자들의 말까지 신화를 설명하는 동시에 인간을 탐구한다. 이것은 고대 신화를 만든 사람들의 마음과 공명하는 일이다. 어떻게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의 주위를 둘러싼 것과 인간 그 자체는 무엇일까. 이 끝나지 않는 의문들을 답하려는 수많은 이야기들의 공명이 느껴지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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