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자유
클로스 2022/09/01 01:35
클로스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자유
- 조너선 프랜즌
- 16,110원 (10%↓
890) - 2011-05-23
: 1,609
불쌍한 패티, 승부욕이 강하지만 패배한 패티. 워싱턴에서 보람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패티는 월터가 랄리사를 흠모하는 걸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월터는 패티 때문에, 자신이 랄리사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행동에 옮기기는 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그가 단순히 혼인법을 곧이곧대로 실천하려는 건 아니었다. 월터는 자신이 패티보다 더 좋다고 여기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절대 그녀가 알게 할 수 없었다. 랄리사가 패티보다 더 좋았다. 이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월터는 죽으면 죽었지, 이 명백한 사실을 패티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가 아무리 랄리사를 사랑한다 해도, 패티와의 결혼생활이 아무리 못 견디게 힘들어도, 패티에 대한 월터의 사랑은 차원이 달랐다. 보다 폭넓고 보다 추상적이지만, 그럼에도 평생 책임을 져야한다는 근본적 차원의 사랑이었다. 선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이유에서였다. 월터가 랄리사를 말 그대로 그리고/혹은 은유적 표현을 써서 해고한다면, 랄리사는 몇 달은 울겠지만 다시 자기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고좋은 일을 할 거다. 하지만 패티는, 요즘들어 점점 그에게 잔인하게 굴고 그의 손길을 피했지만, 여전히 월터가 자기를 우러러보기를 바랐다. 월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 그랬으면 패티가 왜 아직도 그의 곁에 있겠는가.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패티의 마음 한가운데 공허함이 있었고, 그 빈자리를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채워주는 것이 그의 몫이었다. 그녀 안에서 꺼져가는 희망의 불꽃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월터뿐이었다. 그래서 그가 처한 상황이 이미 어쩔 수 없고, 매일 악화되고 있지만 월터는 계속버틸 수밖에 없었다. (p. 400~401)
북플에서 작성한 글은 북플 및 PC서재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