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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요즘 뭘 쓰느냐고 물어보기에, 난 이렇게 대답했다.
「응, 우리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네.」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는 저마다 깊은 상처를, 어떤이들은 육신에, 또 어떤 이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헤어질 무렵, 우리는 모처럼 행복에 겨워 벅차오르는가슴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빛나는 눈빛으로 서로를바라보면서 힘차게 포옹을 나누었다. 우린 아무 말도하지 않았다. 아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힘차게포옹을 나누는 것은 우리에겐 하나의 원칙과도 같은것이었다. 그 원칙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고,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 그 원칙은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잊지 말라, 용서하지도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