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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힝님의 서재
  •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윤석천
  • 12,600원 (10%700)
  • 2014-02-28
  • : 275

대학 시절 경제신문을 따로 구독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경제학 강의에서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셨기 때문이었다. 교수님은 경제신문을 꾸준히 보면 경제를 보는 눈이 길러질 것이라 하셨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경제기사는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교과서에서도 보기 어려운 전문 용어가 문장마다 나오고, 경제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래서 간신히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사실만 알고 지나가고 흥미를 잃곤 했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보다는 훨씬 지식이 쌓이고 아는 내용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경제기사를 읽을 때면 어렵고 재미가 없다.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라는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바로 이런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어려운 용어를 설명해 준다거나 쉽게 읽는 법을 알려준다는 말이 아니다. 경제기사에 흥미를 가지게 해준다는 말이다.

이 책은 실제 언론이 내놓는 경제기사와 그 경제기사가 숨기고 있는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진짜 중요한 진실을 놓치게 만드는 경제기사의 프레임을 밝히는 책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주식시장이 장밋빛일 것이라 전망하는 기사를 예시로 들고, 경제기사에서 항상 좋은 전망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진짜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기사는 거의 어떤 종목이 유망하고 어떤 종목이 오른다고만 이야기하지, 안 좋은 종목을 집중 조명하거나 전망이 틀렸을 때 피드백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 등 거대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기득권이 경제기사를 통해 끊임없이 개미 투자자를 끌어들이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평소 쉽게 읽고 지나가던 주식시장 전망 기사에 이런 배경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기사에도 숨은 의도가 있다는 데 한 번 놀라고, 이제껏 우리가 얼마나 아무 생각 없이 경제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왔는지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언론은 여론을 만드는 존재다. 다르게 말하면 언론이 내놓는 기사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은연중에 경제기사는 예외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일반 기사와는 달리 수치와 통계가 있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우리의 상식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책이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하기 때문에 읽는 이를 혼동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팩트’를 전달한다는 미명으로 사건의 중요도를 혼동시키거나 정말 중요한 사실을 교묘히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진실을 어렵게 설명하려하기 보다는 실제 경제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사를 예시로 들고 각각 그 뒤의 진실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깨달을 수 있게 했다.

이제 다시 경제신문을 펼쳐볼 생각이다. 이 책을 읽기 전과는 확실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경제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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