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되는 책
왠지...
‘아직은 아니야‘ 라며 두고두고 재낀 책
이제는 그 부담을 재끼고
국가론을 넘긴다
책장을 넘기기 전
가졌던 많은 선입견과 생각이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 의외성을 발견한다
소크라테스와는 초면이 아니었다
《향연》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참석한 모든 사람을 말빨과 술로 평정하고
일어서는 소크라테스의 유쾌함
그는 진정한 ㅡ꾼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자신의 변호를 소홀히 하지 않고 적극적인 태도
소크라테스의 여유에서 긍정의 힘을 발견했다
마지막까지 그의 설득은 논리적이었다
크리톤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파이돈》에서 그가 크리톤에게 부탁한 유언은
죽어가는 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크리톤, 나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마리를 빚졌네.
기억해두었다가 빚을 갚아주겠나?˝
이런 초월적인 힘을 가진 소크라테스를 몇 번 만났더니
《국가》의 소크라테스는 더 반갑다
심지어 차분한 그의 어조와 겸손이 은근, 그를 지지하게 된다
공감과 설득은 그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된다
˝마치 야수처럼, 혼신의 힘을 가다듬어 찢어발기기라도 할 듯 덤벼 오는 트라시마코스˝
아주 유연하게 그를 상대하는 소크라테스의 능력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어찌보면 뻔뻔함으로 시치미 떼기 식처럼 보일지 모르나,
그의 논박에 늘 상대는 무지의 헛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의 대화법이 꽤 마음에 든다
분명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긴 하지만,
˝pathos를 통한 mathos(수난을 통한 배움)˝
천천히 읽으면서 소크라테스의 말에 은근 매료된다
부담감은 이제 멀어진다
한동안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공부좀 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