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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호빵님의 서재
작은 나의 일상도 프로답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킨다
이 말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책임감있게 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끔 이 당연한 상식 앞에서 언론의 지나친 찬사가 쏟아질 때가 있다. 그리고 이는 하루 아침에 사회적 영웅을 만든다.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에코는 이러한 사회와 언론을 꼬집는다.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영웅이 필요한 사회는 조용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일반적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나의 말이 아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비판이다. 쉽게 말해 ‘프로 정신‘의 부족, 진정한 프로를 찾기 힘든 사회라는 것이다.

사회적인 문제를 떠나서 내 주변에서도 우리는 보통 이 영웅적 인물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찾으려 애쓰는 면이 있다. 이 험난한 시간을 벗어나게 할 그 누군가를 늘 그리워한다. 심지어 쓰레기 처리 문제 하나도 누군가의 해결을 기다린다. 사소한 것 하나지만, 그 누군가가 자신이라는 것을 우리는 가끔 잊고 사는 것 같다. 각자의 쓰레기는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결코, 누군가가 해결할 수 없다. 내 손을 벗어나 누군가의 몫으로 떠 넘기는 식의 해결은 더더욱 아닌 것이다. 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회,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넘치는 사회는 나의 잘못된 의식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에 자신을 맡기고 운전대를 놓고 있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가끔 내가 정신을 차릴 때가 있다. 책장을 넘길 때 갑자기 불편해 지거나 도끼 정도는 아니지만, 돌 맞은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멈추고 나를 다시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엘리베이터 손잡이에 누군가 아주 보란 듯이 올려 놓은 일회용 커피 용기를 보고 불편했던 기분을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보통은 성격상 내가 그냥 치우고 만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남이 먹다 남은 컵을 만지는 것조차 꺼림직해 만지기 싫어 속으로 욕만 진탕하고 들어왔다. 그리고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을읽다가 이 소제목을 보면서 이것 저것 연결고리가 만들어 진 것이다. 또 궁시렁거리면서 온라인 나의 서재에 풀고 있다. 책 후기도 아닌 개인적인 궁시렁거림
이 이 책을 계기로 제대로 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에코의 언급처럼 이미 우리는 역사 속에서 증명된 불행한 사건,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담긴 이념을 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를 때 최악의 역사는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의 책임과 의무는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마치 대단한 의식을 안고 무언가 큰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나의 의식이다.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에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기본이고 상식이다. 일상도 프로답게 살아야한다.

삼일절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다. 주절거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하루를 넘겨버렸다. 불편해진 마음으로 흥분을 퍼내고 있었더니 시간이...가끔, 책 읽으면서도 나는 열을 낸다.
여튼, 우리가 영웅을 찬사하고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추는 것에 대해 지금의 사회가 어떠한지를 생각해봐야 될 것이라는 에코의 말이 더 와닿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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