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헤는 밤에~~~
오랜만에 쇼핑을 다녀왔다
돈 쓰는 재미는 수많은 재미 중에 빠지지 않는 즐거움이다
이 소비 본능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바구니를 들었다
오늘 쇼핑 품목은 책이다
무엇보다 무겁고 그 어떠한 것보다 즐거운
그리고 제법 시간이 걸리는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쇼핑이다
이곳에서 이제 나의 책을 향한 집요함은 날개를 단다
두 눈에 빛을 발한다
하지만 두 발은 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그리고 완전 광적으로 천천히 아주 집요하게 달려든다
모처럼 들린 대형서점의 유혹에서
넘쳐나는 텍스트들의 수다장에서
잠시 정신줄을 놓지만
다시금 두 눈은 할 일을 찾는다
즐비한 책들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도 당연 눈에 띄는 따끈따끈 신간들은
내 발걸음이 닿는 곳곳을 선점했다
전략적으로 유혹하는 손길을 나는 놓칠 수가 없다
결국엔 매혹적인 그 손을 잡고야 말았다
이 무게를 어찌 다 감당하려고 말이다
모처럼의 서점 나들이에서
그렇게 일년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쇼핑의 유효기간이 가장 긴 것이
그래도 책으로 장바구니를 채웠을 때다
이 무겁지만 설렘 가득한 즐거움을 만끽한 시간
내 손에 쥐어진 책들의 수많은 이야기는
벌써 아우성이다
나의 손을 제일 먼저 끌고 가는 책은
움베르트 에코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이젠
미친 세상을
에코를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