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처블룸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박경리 탄생 100주년 특별 필사 에디션
2026년은 어린이날 홀연히 하늘로 여행을 떠난
박경리 작가님의 탄생 100주년 해예요
박경리 작가님이라고 하면 당연히 <토지>
대하장편소설과 연결이 되는데요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가 초등학생이였을 때
학교 도서관 책꽂이에 꽂혀있는 20권의 포스~~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한권 빌려왔다가
첫장 몇줄 읽고서는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삶에 찌들어서 그런지
한줄로 표현되는 상황의 묘사가
한페이지 반이 넘는 장황한 설명으로 된 것을 보고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가을 빛이 방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라는 문장 하나면 상황이 그려지는데
"낙엽이 드리워진 황금빛 들녘으로 가을 빛이 조용히 내려 앉았다
인기척 하나 없는 그곳에 특유의 묵직함으로
가을은 내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다"라는 식
그때는 이런 멋진 표현이 단순한 글 늘이기로 느껴지면서
한장을 넘기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렇게 십여년이 흐르고 난 뒤 몇번을 다시 도전하고 싶었지만
기억의 저편으로 넘겼었는데
박경리 작가님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하소설 토지의 공식 필사집이 유선경 작가님의 엮음으로 출간되었더라구요
20권을 완북하기 위한 글 맛을 알아가기 위해
필사집으로 먼저 토지를 만나봤답니다
결론은~~~ 우리말의 매력에 푸욱 빠지고
또 그 시절의 언어로 풀어낸 독특한 표현들이
시골태생인 이에게 추억여행까지 덤으로 주고 있어서
147일간의 필사가 끝나면 토지 1권부터 읽을 용기가 생겼어요~
혹시라도 저와 같은 이유로 아직 토지를 시작하지 못한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 <토지 필사 노트>입니다

아직 한권도 읽지 못한 이도 많은 토지를
유선경 작가는 무려 3번이나 읽어 본 후
147개의 문장을 7개의 주제로 나눠서 필사할 수 있게끔 엮었는데요
읽지도 않은 이가 필사가 가능하겠나 싶은 의심이 드는 분들이라면~
본격적인 1일 필사에 앞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필사하면 되는지
서문과 프롤로그가 제공되니 꼭 읽어보고 필사해보세요
시대가 변했지만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에게
토지는 역시 위로와 더불어 향수를 가져다주거든요

첫 장을 필사하는데 십여년전 도서관에서 펼쳤던 그 문구
희한하게도 정확히 기억이 나더라구요^^
힘들기의 강도는 다르지만 여자도 농사를 지으며
한가위가 다가오면 더 분주해지는 상황들
그 상황들이 몇개의 문장으로 반페이지를 채워서
'이걸 앞으로 다 어떻게 읽나~~'
결국은 다 읽지 못하고 덮었던 기억의 소환
하지만 1987년의 한가위 즈음 타작마당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때와는 다르게 그림과 그려지고
글이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더라구요

신록이 미친 것처럼 연둣빛 진초록이 서로 얽히고설켜 타고 있었다.
녹색도 탄다. 진홍의 단풍만 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떻게 박경리 작가님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그 풍경을 녹색이 타고 있다고 표현을 했을까요?
정말 한참을 들여다보며 감탄했답니다
똑같은 상황을 보고도 이렇게 글로 표현을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우리가 시대와 상관없이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것
20권의 토지속에는 또 얼마나 대단한 표현들이 있을까
그래서 이런 대하소설은 영원히 다시 나오지 않을거라고
유선경 작가가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어요
원고지 분량으로 4만장에 해당하는 26년간의 기록
20권의 토지를 한 권으로 만나보는 시간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선뜻 토지 완독이 자신없는 분들에게
감히 추천하고 싶은 <토지 필사 노트>
147일간의 필사가 끝나면 1권을 펼칠 용기가 생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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