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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 데이비드 하비
  • 25,200원 (10%1,400)
  • 2019-03-15
  • : 930

 

파리라는 도시를 떠올리면 어떠한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샹젤리제 거리의 반짝이는 불빛, 오르셰 미술관의 휘황찬란한 작품들, 파리지앵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노천카페... 현대의 파리는 세련되고 도시적이며 섹시하다. 이러한 파리를 발터 벤야민은 ‘근대의 수도’라 했고, 빅토르 위고는 파리를 ‘문명의 돛’이라 예찬했다. 실제로 19세기의 파리는 유럽의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였고, 21세기인 지금도 파리는 스스로를 세상의 배꼽이라 일컬을 정도로 세계의 문화와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도시다.

 

하지만 이러한 반짝이는 도시의 파리 이면에는 피비린내 나는 혁명과 살육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영국의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는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를 통해 1830년부터 1870년까지 파리라는 공간에 숨겨진 슬픈 역사를 바탕으로 근대성이라는 신화를 새롭게 분석한다.

 

이 책은 “근대성의 신화 가운데 하나는 과거와의 근본적인 단절이라는 개념이다.”(p.5)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데이비드 하비는 근대성 개념을 “신화”라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근대화 이론”을 주장한다. 근대화 이론은 “어떤 사회질서도 기존 여건 속에 이미 잠복해 있지 않던 변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p.6)는 입장을 취한다. 이를 위해 그가 마련한 개념은 “창조적 파괴”다. “옛 속담이 말하듯이,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오믈렛을 만들 수는 없다. 새로운 사회 형태를 만들려면 어떤 방법으로든 옛것을 능가하거나 그것을 폐기하지 않을 수 없다.”(p.6)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근대라는 시기는 단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창조적 파괴의 결정적인 순간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고 주장한다.

 

데이비드 하비는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을 주목한다. 화폐, 신용, 금융을 바탕으로 한 경제 체제가 구축되고(p.213), 부동산 사업을 통해 임대료를 주고받는 투기 경제가 조성되며(p.227), 노동력의 판매와 구매가 가능하게 된다(p.309). 중세부터 도제 형식으로 운영되던 수공업에서 근대에 들어서는 도시를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하며 공장제 노동으로 전환되고, 이로 인해 공동체와 계급이 파괴되거나 재배치되는 일들이 발생한다(p.396).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파리라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드러내기 위해 데이비드 하비는 보들레르와 플로베르의 시를 인용하고, 발자크와 도미에의 소설을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배치된 19세기의 사진과 그림을 통해 보다 입체적으로 그 때 당시의 상황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또한 “특정한 시공간에서의 도시 변화의 역동성을 이해하는 강력한 수단”(p.41)인 역사적이고 지리학적인 물질주의 방법론과 맑스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접근을 보여준다. 19세기를 살아보지 않았고, 19세기의 파리에 가보지도 않았지만 그 때 당시의 사료와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해 마치 그 안에서 파리를 경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데이비드 하비가 주장한 개념인 “창조적 파괴”적인 접근이 아닐까.

 


# 원탁의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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