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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아집도
  • 변방을 찾아서
  • 신영복
  • 8,100원 (10%450)
  • 2012-05-21
  • : 3,392
신영복선생님의 변방을 찾아서


일반적으로 변방은 중심부에서 멀어진 주변부로 인식된다. 그렇기 때문에 변방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약자와 마이너리티에 대한 온정주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방은 낙후되고 소멸해가는 주변부가 아니다. 새로운 가능성의 전위를 읽어냄으로 변방이 아닌 변방성이라는 표현으로 공간적 의미의 변방이 아니라 담론 지형에서의 변방, 즉 주류 담론이 아닌 비판 담론, 대안 담론의 의미로 재구성 된다.

중심부의 주요 담론인 속도와 효율성만 하더라도 그것이 문화가 되어 있는 중심부 한복판에서는 깨닫기 어려운 법이다. 바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변방을 찾아가는 의미가 그런 것이다.

우주의 광활함과 구원함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위상 자체는 언제나 변방의 작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방 의식은 세계와 주체에 대한 통찰이며, 그렇기 때문에 변방의식은 우리가 갇혀 있는 틀을 깨뜨리는 탈문맥이며, 새로운 영토를 찾아가는 탈주(脫走) 그 자체이다.

변방성 없이는 성찰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세상에서 생명을 부지하는 하나의 생명체로서도 그러하고, 집단이든 지역이든 국가나 문명의 경우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스스로를 조감하고 성찰하는 동안에만, 스스로 새로워지고 있는 동안에만 생명을 잃지 않는다.

변화와 소통이 곧 생명의 모습이다.


위의 글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며,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개의 고원에서 처음 사용한 탈주라는 개념이자 사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탈주 : 기존의 배치안에서 고정되거나 강제되는 것에서 '벗어나 달리는 것' 새로운 가치나 방법을 창조하는 것

이 책은 신영복선생님께서 직접 쓰신 현판문, 묘비문 등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본인의 글씨를 선별하고 변방성과 변방의식으로 새로운 시대 담론으로 성찰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경향일보의 변방을 찾아서 라는 기획을 엮은 150페이지 분량의 작은 책이다.

해남의 작은 분교부터 시작하는 산뜻한 바람이 마지막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석에 쓰여진 묘비까지 변방이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강력한 태풍으로 커져 거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구시대의 종말에 대한 묵시록적이자 새 시대의 희망에 대한 잠언을 쏟아내며 마친다.

작은 책의 거대한 울림이 온몸에 메아리치며 세포들을 진동시킨다.

역시 신영복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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