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투명_한지 그림책 이야기
  • 웃음 요정 길들이기
  • 백혜영
  • 15,120원 (10%840)
  • 2025-10-21
  • : 1,220

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웃음 요정 길들이기 / 백혜영 / 달리 / 2025.10.21


그림책을 읽기 전


주황색 머리칼 사이로 배시시 숨어 있는 웃음 요정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요.

인상을 잔뜩 찡그린 듯하면서도 금세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표정,

마치 감정의 순간을 그대로 잡아낸 것처럼 생생하지요.

표지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한 톤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그림책 읽기




내 입속에는 웃음 요정들이 살아. 웃음 요정을 재주가 참 많아.

소리와 모양을 요리조리 바꾸고, 내 기분과 주변 공기도 확 바꾸지.




그런데 눈치가 좀 없어서 날 종종 곤란하게 만들어.

웃음 요정이 가만있지 못하고 또 밖으로 나오려고 해.




요정들이 나오면 곤란할 때 나는 요정들을 꼭꼭 숨겨.

어금니 뒤에 목구멍 밑으로 뱃속으로



그림책을 읽고


아이의 입속에는 늘 웃음 요정들이 살고 있어요.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 순간, 선생님은 안경이 보이지 않는다며 교실 곳곳을 뒤적이기 시작하지요. 사실 안경은 선생님의 머리 위에 있는데도 아무도 말하지 않아서, 교실 공기는 서서히 간질거리기 시작해요. 아이는 터질 듯한 웃음을 꾹 눌러 담으려 어금니 뒤, 목구멍 밑, 뱃속 깊은 곳까지 요정들을 꼭꼭 밀어 넣어 보지만 통통거리며 튀어나오려는 요정들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아요. 과연 아이는 이 웃음 요정을 어떻게 길들일 수 있을까요?


웃음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자유분방한지 새삼 느껴져요. 내 안에서 시작된 감정이지만 어느 때는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고, 뜻밖의 순간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반대로 쉬이 몸을 보여주지 않는 날도 있지요. 작가님은 그 장면들을 요정으로 형상화해 팝콘처럼 톡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의 순간을 시각적으로도 생생하게 보여주셨어요.


책 속 아이의 모습도 낯설지 않아요. 특히 웃음을 꾹 눌러 담으려 애쓰는 표정을 보며 좋았어요. 웃으면 안 되는 자리에 있을 때, 괜히 주목받기 싫어 참고 있을 때, 마음속은 간질거리는데 겉으로는 아닌 척 버티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요. 어느새 어린 시절이 겹쳐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아이답게 웃고 싶은 마음과,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마음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복잡한 느낌이 실감 났어요.


그림 속 교실에는 알록달록한 아이들 사이에서 홀로 회색빛으로 남아 있는 아이가 등장해요. 그런데 장면이 이어질수록 그 아이의 빛깔이 서서히 환해지기 시작하지요. 웃음이 번져 나가는 방향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듯해요. 색이 차오르는 속도와 함께 우리 입가에도 어느새 조용한 웃음이 싹 올라오는 걸 느끼게 돼요.


웃음은 억누르기보다 흘려보내기 좋은 감정이란 생각이 살며시 올라와요.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만들 수도 있고, 내 마음을 가볍게 돌려놓는 힘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이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웃음 요정을 톡 건드려 깨워주는 것 같아요. 어쩌면 너무 오래 눌러두었던 웃음이 있었다면, 이 책을 만나는 순간 살짝 고개를 들고나오려 할지도 모르지요. 또, 나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표정도 조금씩 풀어지며 공기가 부드러워지는 순간들이 되는 거죠.




- <웃음 요정 길들이기> 작가 인터뷰 -



출판사 달리 블로그에는 <웃음 요정 길들이기>의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작가 인터뷰가 실려 있어요.

작가님이 ‘웃음을 왜 참게 될까?’라는 작은 의문에서 ‘웃음 요정’이 탄생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웃음이 터지는 순간의 느낌을 가장 잘 담아낸 형태로 팝콘을 선택하게 된 과정도 흥미롭게 전해지지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출판사 달리 SNS : https://www.instagram.com/dahli_books/




- <웃음 요정 길들이기>의 초기 버전 -





<웃음 요정 길들이기>는 처음엔 작가님이 혼자 품고 있던 작은 이야기 씨앗이었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며 주변의 응원과 다양한 시선들이 물과 햇빛이 되어주었고, 그렇게 1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무럭무럭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지요. 2024년 국어청 ‘그리고그림책’ 1기 더미북 전시에서 선보였던 초기 버전을 보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표지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웃음을 잔뜩 품은 아이의 모습만큼은 그대로예요. 어떤 형태로든 웃음을 퍼뜨리고 싶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그 시절 더미북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해, 책의 성장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백혜영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color_hyeyoung/




- 백혜영 작가님의 그림책 -




백혜영 작가님은 일상 속 작은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그림책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요. <웃음 요정 길들이기>를 비롯해 관계의 거리, 마음의 성숙, 내일을 향한 발걸음까지 다양한 주제를 부드럽고 독창적인 색감으로 풀어내며 꾸준히 작품 세계를 넓혀가고 있지요. 작품마다 몽글몽글한 감정 결이 살아 있어, 작가님의 책을 펼치면 언제나 마음 한편이 잔잔하게 환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다시는 너랑 말 안 해>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403173494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웃음요정길들이기 #백혜영 #달리출판사 #감정그림책 #웃음요정 #감정표현 #새어나오는웃음 #참기힘든웃음 #팝콘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