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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_한지 그림책 이야기
  • 문어 박사는 괜찮아!
  • 장은주
  • 15,120원 (10%840)
  • 2025-10-13
  • : 310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 산호를 연구하는 문어 박사는 어느 늦은 밤, 무지갯빛 산호를 찾아 다시마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요. 그러나 뜻밖에도 상어와 마주치게 되고, 가까스로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지만 다리를 네 개나 잃고 말지요. 갑작스러운 사고에 문어 박사는 깊은 상심에 빠지지요. 예전엔 여덟 개의 다리로 뭐든 척척해내던 자신이었기에 낙심이 더 컸지요. 문어 박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주저앉아 있지 않았어요. “하나씩 천천히 해 보자. 조금 느려도 괜찮아.”라는 생각으로, 문어 박사는 조금씩 용기를 내어 다시 시도하기 시작했지요. 친구들의 따뜻한 응원과 도움 속에서 산호 연구도 다시 시작하고, 서서히 자신을 되찾아가지요.


문어 박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회복’이라는 말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다리를 잃고 상심한 문어 박사는 예전처럼 빠르게,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지요. 하지만 천천히, 조금씩,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 속에서 다시 자신을 세워 나갔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걸,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어요.


문어 박사의 모습은 어쩐지 우리의 모습 같아요. 누구나 예상치 못한 상처와 시련을 겪지요. 그럴 때마다 “이제는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마음, 그리고 곁의 사람들이 다시 길을 열어 주지요. 다만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기회는 다시 오는 것 같아요.


완벽했던 나를 잃어버린 순간, 그 공허함과 두려움 속에 멈춰 설 때가 있지요. 그러나 문어 박사는 자신을 탓하지 않았어요. 다리를 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뎠어요. 그 모습이 참 단단하고도 용감했어요. 삶은 완벽해야만 빛나는 게 아니라,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걸 이 책은 말해줍니다. 바닷속 문어 박사처럼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다시 길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인 건 친구들의 존재였어요. 거북이, 해마, 불가사리… 그들이 건넨 다정한 말과 손길이 문어 박사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되었지요. 결국 함께라서 가능한 회복, 그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느꼈어요.


책을 덮고 나면 ‘넘어져도 괜찮다’는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바뀌지요. 완벽함이 아닌 용기에서 비롯된 힘, 그것이 문어 박사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큰 가르침이었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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