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 유아사 쇼타 글 /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 김숙 역 / 북뱅크 / 2022.04.20 / 원작 : みんなとおなじくできないよ(2021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어요.
같은 하늘 아래 서 있는데, 두 아이의 온도가 조금 달라 보였어요.
두 아이의 서로 다른 눈빛 사이로 흐르는 공기,
그 안에 담긴 ‘다름’의 의미가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해졌어요.
그림책 읽기

동생은 뭘 하든 느리다. 나는 그냥 나대로 하고 싶은데.
집에서는 다들 동생만 챙긴다. 얘기 좀 들어 줘요. 나도 좀 봐 줘요.

동생이 친구들에게 쫓겨 정글짐 속에 숨어들어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튀어 나갔다.

나를 발견한 동생도 있는 힘을 다해 나에게 달려왔다.
"형아, 나는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그림책을 읽고
내 동생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때론 좀 창피하다.
어째서 내 동생은 다른 애들이랑 다른 걸까?
나는 어떤 마음으로 있어야 할까?
《모두와 똑같이 할 수는 없어》(유아사 쇼타 글,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중에서
형은 장애가 있는 동생을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을 느껴요. 동생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 때면 걱정되고 안쓰럽지만, 때로는 그런 동생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형은 이런 생각을 하는 스스로를 탓하며 마음속 갈등을 겪지요.
어느 날, 동생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본 형은 동생을 구해내며 문득 깨닫게 되지요. 동생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 그 존재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다는걸요. 그동안 눌러두었던 마음을 솔직히 마주한 순간,
형은 처음으로 진짜로 동생을 이해하게 되지요.
표지 속 두 형제의 표정은 닮지 않았어요. 굳은 얼굴의 형, 불안한 눈빛의 동생.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다름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어요. 누구나 누군가에게는 조금 느리고, 조금 불안한 존재라는걸요. 형의 솔직한 내면은 말하지요.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옆에 있어 주면 된다고요.
'동생을 눈여겨보니, 동생 마음에 손을 대보니, 동생을 잘 알 수 있었다.'
책 속 형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참 대견하게 느껴졌어요. 누군가의 마음에 손을 얹는다는 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그리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느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형의 마음은 너무 솔직해서, 오히려 더 진실하게 다가왔어요.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깨끗하고 밝기만 한 건 아니라는걸, 어린 형의 목소리로 조용히 들려주고 있어요.
서로 다른 속도로 걷는 두 아이. 형은 동생의 세상에 손을 내밀고, 동생은 고요히 그 손을 잡아요.
“괜찮아. 똑같이 할 수 없어도 괜찮아.”
그 한마디는 다름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같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우리 모두의 안에는 크고 작은 ‘형’과 ‘동생’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도, 이런 다름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 이시이 기요타카(石井聖岳 / いしい きよたか) 작가님 -

1976년 일본 시즈오카현 출생. 어린이책 일러스트를 주로 그리고, 직접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요. 2007년 <떨어졌어요>(모토시타 이즈미 글)로 제13회 일본 그림책상과 제39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 부문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지요. 그의 그림은 아이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따뜻하고 진솔해요.
2020년,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림책 <みんなとおなじくできないよ/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의 형제 캐릭터 러프 스케치를 공개했어요. 그림 속 두 인물은 바로 작품 속 주인공 형제들이지요.
이시이 기요타카(石井聖岳 / いしい きよたか)SNS : https://www.instagram.com/ishikorori/
- 유아사 쇼타(지은이)의 말 -

이 책은 초등학교 때 겪은 내 체험을 바탕으로 태어났습니다. 나처럼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 없는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 이 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동생이 걱정되고 가엾어서 늘 ‘내가 대신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론 동생을 창피하게 생각해서 ‘이런 마음이 드는 나는 이상한 아이일까?’ 하면서 스스로를 탓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동생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걸 이 책 속에 녹여 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감정은 섞여 있긴 해도 그래도 역시 나는 동생을 좋아한다’는 솔직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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