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치지 않은 척하면서도 이유 없이 멍해지는 날이 있지요.
별일 없었는데 기운이 빠지고,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요.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은 바로 그런 날, 작은 반짝임을 건네주셨어요.
‘이마에 과일을 얹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우유를 17번 휘저으면 대중교통에서 자리가 생긴다.’
‘귀여운 걸 많이 보면 나도 귀여워진다.’
어이없을 만큼 유쾌한 상상력이 가득한 문장들이지요.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았던 가벼움이 책장마다 가득해요.
이 책은 어떤 감정을 딱 잘라 말하지 않아요.
‘지친 걸까?’, ‘슬픈 걸까?’라며 정의하려 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감정의 자리에 조용히 함께 앉아주지요.
정답 같은 위로나 현실적인 조언이 아닌 엉뚱하고도 귀여운 일상 속 기발한 비법들이 등장해요.
황당하기까지 하지만 따라 하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피식' 웃음이 나지요.
이 그림책이 유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지친 마음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아도,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다정하게 들여다보게 하지요.
마치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스위치를 누군가가 살짝 켜주는 것처럼요.
그림은 평소처럼 간결하지요. 웃지 않는 얼굴과 멍한 눈빛,
배경 대신 표정과 동작에 집중한 장면들이 더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지요.
저처럼 마음 한구석이 헝클어진 어른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지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어요.
책장이 넘어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만큼만 받아들이며 읽었어요.
나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히 나를 지켜보며요.
'정말 이렇게 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과 '그래도 괜찮잖아.'라는 마음이 동시에 생겨요.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는 방법보다 태도(방식)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결과를 바꾸기보다는 마음을 쉬게 해주는 책, 그래서 어쩌면 정말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를 책이지요.
“지금 네가 어떤 상태든, 그 자체로 괜찮아.” 말없이 속삭여주는 그림책!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