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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영원히 / 키아라 로렌조니 글 / 마르코 소마 그림 / 엄혜숙 역 / 나무말미 / 나무자람새 그림책 30 / 그림책 / 2025.01.09 / 원제 : Adesso e per sempre(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만 보아도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그림이 담긴 <어쩌다 여왕님>과 <나도 가족일까?>에 반했지요.
작가님의 독특한 캐릭터들에서 신선함과 장면에서 느껴지는 아련함이 마음에 남아요.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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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보는 아빠하고 살아요. 단둘이요.
예전에는 셋이었는데 이제는 둘이에요. 단둘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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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모든 게 순조로웠어요.
샤워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갑자기 꼭 껴안기 .... 오믈렛도 절대 타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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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올리보는 화가 났어요. 너무 화가 나서 발길질을 하고 물건들을 부수었어요.
올리보는 슬프기도 했어요. 너무 슬퍼서 슬픈 말들이 가슴에 엉켜 있다가, 눈물이 되어 흘러나왔어요.
그림책을 읽고
샤워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따듯하게 퍼지는 사과차 향기, 갑자기 꼭 껴안기, 잠잘 때 책 읽기...
올리보와 아빠에게 가장 중요한 엄마가 없는 둘만 남은 삶은 일상이 무너져서
오믈렛은 늘 타 버리고, 아빠는 책을 읽다가 먼저 잠들고, 노랫소리는 사라졌어요.
하지만 꼭 껴안기는 남아 있지요.
올리보는 너무 화가 났어요. 발길질을 하고 물건을 부수지요.
너무 슬퍼서 슬픈 말들이 가슴에 엉켜 있다가 눈물이 되어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아빠도 슬펐지만 물건을 부수지는 않지요. 아빠의 슬픔은 오믈렛과 함께 타 버렸어요.
"정말 뭔가를 부수고 싶다면, 제대로 부수렴."
올리보의 아빠는 올리보에게 톱과 나무를 건네지요.
슬픈 말 하나에 나무토막 하나, 화난 말 하나에 또 나무토막 하나.
다음 날, 아빠는 커다란 참나무 몸통에 나무토막을 붙이길 권하지요.
나무토막 하나에 못 하나, 언짢은 말 하나.
텍스트를 읽는 동안 문장 하나, 하나가 슬픈 마음이 점점 부풀러 올랐지요.
그러더니 올리보의 톱질과 못질에 슬픔 마음이 더 날이 섰다가 뜯기기도 하고,
화난 마음이 작아졌다가 떨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여전히 슬픈 마음은 남아 있어요.
아빠는 올리보의 깊은 고통을 알기에 조금씩 다가가는 다정함이 느껴지네요.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면 슬픔을 넘어서 무력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요.
평소에는 너무 익숙했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더욱 아프게 하지요.
가끔은 아주 사소하다 느꼈던 어떤 것들에 무너지기도 해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 누가 더 크고 작다고 말할 수 없어요.
누구도 떠난 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어요.
다만 떠난 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더 나은 나를 보여주어야 하는 거죠.
첫 장면에서 수면엔 비친 집 안의 모습을 확인하셨나요?
현실에서는 올리보와 아빠만 있지만 수면에는 세 명의 가족이 비치지요.
샤워하는 장면은 엄마일까요? 아빠일까요?
속을을 보면 엄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의 모습을 장면 곳곳에 있어요. 액자 속에, 사진 속에 말이지요.
이렇게 마르코 소마 작가님은 엄마의 부재와 기억을 장면 속에 넣어두셨어요.
집안의 따뜻한 조명과 다르게 차갑게 느껴지는 블루 계열의 색감들이
<언제나 영원히>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는 것 같아요.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떠나가는 사람이라면 남아 있는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지요.
나를 생각하며 충분히 슬퍼했다면 이젠 웃어주렴.
나는 너와 함께 한 모든 순간들이 참 행복하고 또 행복했단다.
이젠 너를 생각하며 더 행복하게 다시 일상을 살아가렴.
나는 매 순간 너와 함께 할 거야. 너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
지금, 언제나, 영원히 너와 함께 있어.
- <언제나 영원히> 작업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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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가의 제안을 받고 주인공들의 첫 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고 하시네요.
두 마리의 사막 여우가 <언제나 영원히>의 주인공이지요.
작가님이 SNS 스토리에 자세히 올려주셔서 장면의 각 부분의 스케치를 직접 확인하니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보여서 그림이 더 깊게, 더 크게 보이네요.
특히, 두 주인공의 표정과 몸짓, 작은 소품들이 참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marcoillustratore/
- 마르코 소마의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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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예술 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이탈리아의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실험적인 워크숍을 하고 있습니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네 번이나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이탈리아의 안데르센상과 ‘나미 콩쿠르’에 선정되었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중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