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디 리의 음색은 예리한 광선검 같았다. 그랜드 폴로네에즈하고, 즉흥환상곡을 듣고 있노라면
20대가 좋아할 만한 음색을 내뿜어 준다. 마치 그가 연주하고 찍은 뮤비 '라 캄파넬라'의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완벽한 교과서인 폴리니와는 색다른 변화도 있고 숨소리도 대충 캐치
할 수 있었다. 폴리니 음반을 들을 때는 그냥 퍼펙트한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다면 윤디 리의 음반
은 피아니스트가 젊어서 그런지 마치 같이 치는 듯한 느낌이 들엇다. 확실히 젊다는 것이 느껴지
는 소리였다. 강약도 있고, 섬세하다. 표지 사진은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이센스로 나온
케이스는 다소 약해서 인지 잘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데, 모서리가 깨졌다. 섹시로 무장한 피아니
스트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그런 것 같은데, 사진이 과학이라는 것은 자켓을 보면 잘 드러난다.
임동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임동혁은 내공을 쌓는 중이라서 약간 힘 차이가 난
다고 말하고 싶다. 10년뒤에는 임동혁의 소리가 더 마음에 들 것이다. 윤디 리의
음반은 항상 틀어놓기에는 질릴 수도 있다. 쇼팽을 좋아하는 사람이 변화가 필
요할 때, 디저트로 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