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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Like Hanabi...
  • 사랑을 담아, 엄마가
  • 일리아나 잰더
  • 17,100원 (10%950)
  • 2026-04-27
  • : 1,490

21살 매켄지는 유명 스릴러 작가였던 엄마 E. V. 렌지의 느닷없는 죽음에 복잡한 심경이 됩니다. 애정보다는 증오와 미움이 더 강렬했던 탓에 슬프기는커녕 추모식조차 귀찮게만 여겨질 뿐입니다. 다만, 그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는 아닌 것 같다는 석연치 않은 의구심이 남아있었는데, 추모식 당일, 엄마가 쓴 편지가 도착하면서 매켄지의 일상은 뒤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며칠에 걸쳐 연이어 도착한 편지에는 지금껏 몰랐던 엄마의 불행한 젊은 날들은 물론 그녀가 실은 한 차례 이상의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단서들이 적혀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켄지는 남사친인 EJ의 도움을 받아 엄마의 과거를 조사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사실과 맞닥뜨립니다.



부모자식 간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나 스릴러는 아무래도 약간은 지루하지 않을까, 진부하지 않을까, 라는 선입견을 갖게 만듭니다. 도무지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심리 스릴러 또는 다소 뻔한 도메스틱 스릴러에 머무는 경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데, 공교롭게도 최근 이런 선입견을 제대로 깨뜨린 작품들을 연이어 읽게 됐습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야마구치 미오의 ‘금기의 아이’가 그랬고,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된 작가 일리아나 잰더의 ‘사랑을 담아, 엄마가’는 다분히 막장 가족극에 가까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전개와 연이은 반전 덕분에 마지막 장까지 계속 긴장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유명 스릴러작가로서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지만 가족에겐 그저 냉랭하기만 했던 엄마가 실은 지독하게도 불행한 삶을 살면서 자신을 낳았으며, 어쩌면 여러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죄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또 (편지를 다 읽고도 여전히 믿을 수 없지만)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를 알게 된 매켄지는 대혼란 속에서도 엄마의 과거를 알아내기로 결심하지만, 우여곡절과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그 여정 속에서 매켄지는 알고 싶었지만 동시에 알고 싶지 않기도 했던 엄마의 진실과 마주합니다. 하지만 그 진실은 여전히 반쪽짜리일 뿐이었고, 더욱 더 거대한 비극이 매켄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엄마의 편지를 여러 차례에 나눠서 매켄지에게 보내는 정체 모를 자의 의도, 매켄지와 마찬가지로 엄마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여기는 형사, 엄마의 과거를 캐는 자신을 못 마땅히 여기는 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21년 전의 엄마를 알고 있는 듯한 몇몇 인물들의 수상쩍은 태도 등 매켄지는 엄마의 과거를 조사하는 와중에 여러 차례 의문과 혼란에 휩싸이곤 합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큰 반전이 중반부쯤에 배치된 탓에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가 무척 어려운 작품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초중반부를 지날 때쯤 그 반전을 예측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그 지점부터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며 본격적인 스릴러 서사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1년 전의 사실을 그린 두 번째 챕터부터는 전혀 다른 긴장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거듭되는 반전은 앞서 말한대로 다분히 막장 가족극의 냄새를 피우긴 하지만, 작가는 ‘막장도 제대로만 활용하면 멋진 소재가 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론 ‘웰 메이드 막장’이야말로 모든 독자와 시청자가 바라마지않는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그렇지만, 이 작품은 중반부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반전’을 모르고 읽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독자 서평 가운데 의도적이든 아니든 이 반전을 공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듯한데, 가급적 아무 정보 없이 이 매력적인 스릴러를 만끽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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